겨울철 외상
노년층, 균형감각 저하로 낙상↑
레저활동시 손목 인대·골절 손상
가벼운 스트레칭·정기검진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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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미끄러운 빙판길에 낙상사고를 당하는 경우부터 스노보드, 스키, 스케이트 같은 겨울철 레저 활동 중 발생하는 외상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병원을 찾는다. 부상 중 가장 흔한 것은 골절이다. 골절은 증상이 악화되면 후유증으로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어 초기에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철형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골절과 낙상, 레저 활동 등에 인한 외상에 대해 알아본다.

◇낙상=겨울철 골절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미끄러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넘어지며 발생하는 낙상이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충남에서 발생한 겨울철 빙판길 낙상사고는 모두 176건으로, 특히 60세 이상 환자가 전체 사고의 67%(118명)를 차지했다. 노인들은 균형감각과 사고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낙상을 쉽게 겪는데, 골 밀도가 낮은 탓에 손목, 척추, 고관절 등에서 골절상을 입곤 한다.

젊은층도 빙판길 낙상에 방심할 순 없다. 높은 굽의 구두나 키높이 신발, 최근에는 무릎까지 오는 부츠 등 불편한 신발을 신고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심하게 다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대나 근육 등이 다치거나 골절된 경우다. 유아의 경우 어른보다 균형감각이 떨어져 쉽게 넘어질 수 있는데, 이때 손목과 발목, 팔꿈치, 무릎 등을 잘못 다칠 경우 성장판 손실이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골절=겨울 레저 활동인 스키와 스노보드는 빠른 스피드 때문에 많은 이들이 즐긴다. 하지만 큰 장비를 이용하거나 경사진 곳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신체가 바닥에 부딪히는 등의 충격으로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미국의 한 스포츠의학저널에서 지난 18년간 스키장에서 다친 1만 1725명을 조사한 결과, 스노보드 이용자의 20.4%는 손목부상, 11.7%는 어깨부상, 6.2%는 발목부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부상이 가장 많은 이유는 두발이 고정된 보드는 지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손으로 바닥을 짚을 때 체중이 쏠리기 때문에 손을 포함한 상체의 부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손목 골절은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이 손목으로 전달돼 관절이 비틀어지거나 꺾이면서 발생한다. 손목 인대가 손상될 수 있음은 물론 충격이 팔과 어깨에도 전해져 부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골절이 발생하면 손목 부위가 부어 오르며,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거나 돌리는 등 움직임이 힘들어진다. 골절이 진단되면 골절 부위를 맞춘 뒤 고정하는 치료를 받는다. 정도에 따라 1-2달쯤 석고 고정 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통해 골절부위를 맞춘 뒤 핀, 금속판, 나사 등으로 고정해야 할 수 있다.

◇예방=그렇다면 겨울철 빙판길 낙상을 주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노인의 경우 단순 낙상으로도 골절상을 입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고, 꼭 외출을 해야 한다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 뒤 두꺼운 외투보단 얇은 옷을 여러 장 껴입고 밖을 나선다. 주 3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근력 운동을 하며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시력검사와 감각신경검사, 인지기능저하검사, 골밀도검사 등 정기 검진을 통해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을 사전에 체크하고 예방한다. 낙상 후 무리해서 일어나면 부상의 정도가 심해질 수 있으니 바로 일어나지 말고 부상 부위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스노보드 같은 레저활동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선 손목·무릎 보호대나 헬멧 같은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또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도록 한다. 안전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사람들이 많은 주말이나 심야 시간대는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활강하다 균형을 잃을 때는 손으로 땅을 짚는 대신 다리를 들고 몸통 전체를 이용해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이렇게 해야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분산된다. 이때 손목은 가슴에 모으고, 넘어진 뒤 일어날 때 손바닥을 사용하면 손목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주먹을 쥐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김소연 기자·도움말=이철형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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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형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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