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조 한국가스안전공사 대전세종지역본부장
류영조 한국가스안전공사 대전세종지역본부장
부쩍 길어진 밤의 길이를 통해 추운 겨울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그 중에서도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12월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포개는 뜻 깊은 달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매력적인 12월이지만 항상 좋은 이야기만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특히 이 시기에는 가스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달로 기억되기도 한다. 이에 더 이상은 마음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따뜻하고 즐거운 겨울나기를 위해 가스보일러 안전수칙에 대해 안내하고자 한다.

冬(동)장군의 기세가 맹렬한 겨울철에 가장 조심해야 될 가스안전사고는 보일러 배기통에서 나온 CO로 인한 중독 사고이다. 우리에게 따뜻함을 안겨주는 보일러는 여러 안전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소중한 생명을 빼앗는 무시무시한 흉기로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사고 발생 원인과 대처방안에 대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안내할 내용은 보일러 본체와 배기통의 연결을 불량하게 시공하거나 보일러 연결부를 내열실리콘 등으로 완벽히 바르지 않은 경우에 CO가스가 누출되어 중독사고가 발생하는 사례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설산업기본법령에 따른 시공업 등록을 한 보일러 시공업체를 통해 보일러를 설치해야 한다. 이미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는 상태라면 보일러 배기통 연결부의 이탈여부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보일러 배기통은 건물 바깥으로 튀어나온 돌출된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 이에 높은 곳에서 미상의 낙하물이 떨어져 배기통을 타격하여 배기통이 이탈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보일러 배기통은 낙하물이 없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배기통 보다 높은 곳의 고드름이 녹아 낙하할 수 있으므로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보일러 안전사고 사례를 소개하면, 지면과 가까운 곳에 설치된 반지하 건물의 보일러 배기통이 외부 요인에 의해 찌그러지는 사례와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보일러 배기통이 훼손되는 사례 등이 있다. 소개한 사례 모두 보일러 배기통이 손상되는 경우인데, 배기통이 손상되면 연소가스를 적절히 배출하지 못해 CO가스가 보일러 연통에 체류하거나 실내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이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배기통 상태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겨울철에는 CO가스를 이토록 주의해야 하는 것일까? CO가스는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누출이 되어도 쉽게 인지할 수 없다. 또한 CO가스를 흡입하면 CO가스가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보다 250배나 높아 인체 내에 산소를 공급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 결과로 CO가스를 흡입한 사람은 본인이 중독되었는지도 모른채 목숨을 잃는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인증기관으로부터 성능인증을 받은 배기통을 설치해야 하고, 추가적으로 형식 승인을 받은 CO경보기도 설치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 8월부터는 숙박시설의 가스보일러에는 CO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됨에 따라 CO경보기는 천장으로부터 30㎝ 이내에 설치해야 한다.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더욱 따뜻하게 해주는 보일러. 이 난방기구의 상태를 확인하는 작은 습관과 위험을 알려주는 경보기를 설치해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연말연시를 보냈으면 한다. 류영조 한국가스안전공사 대전세종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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