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장
박정규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장
`한국, 일본, 스위스, 호주`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수돗물을 바로 마실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든지 나오는 수돗물이지만 안타깝게도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발표한 수돗물 안전 국가는 많지 않다. 그나마 대부분은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유럽지역이고 아시아에는 6개국,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지역은 단 하나도 없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가 수돗물 안전국가로 분류된 이유는 지질적 특성이 크다. 지구의 물은 태양에너지로 인해 순환하게 된다. 지구의 물 순환은 나라를 가려 일어나는 것이 아니지만 대륙간 지질적 특성의 차이로 인해 수질은 달라지게 된 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로 그 위엔 흙과 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아래는 단단한 화강암지대가 자리 잡고 있어 좋은 물을 만들어내기에는 뛰어난 재주를 타고난 셈이다.

우리나라 중에서도 대전은 더욱 특별하다. 바로 대청호 때문이다. 대청호의 물은 전북 장수군의 `뜬봉샘`으로부터 시작된다. 뜬봉샘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새 나라를 열라는 계시를 받았다는 신성한 전설에 걸맞은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청정수다. 거기에 1981년 대청댐 건설에 참여하여 14억9천만㎥나 되는 이 청정수를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확보하였으니 대청호를 품에 앉고 자리 잡은 대전은 축복받은 도시임이 틀림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전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이 물을 모든 대전시민이 누릴 수 있는`수돗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왔다. 그리하여 이 처럼 좋은 상수원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도정수처리기술 도입을 추진하게 되었다. 굳이 고도정수처리를 하지 않아도 먹는 물 수질기준에 맞는 수돗물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지만, 우리의 목표는 모든 시민을 만족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에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고도정수처리는 기존공정으로는 처리에 한계가 있었던 맛·냄새물질뿐만 아니라 적수을 일으키는 철, 망간과 같은 미량물질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들 물질이 최근 보도된 다른 지역의 난제로 부상한 것을 보면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기대가 한 차원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미래를 준비해왔던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

대전은 2016년 준공된 송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에 이어 곧 두 번째 고도정수처리시설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시설은 기존시설보다 두 배나 많은 고도정수처리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대전 시민에게 더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2027년이면 대전의 모든 정수장은 고도정수처리수를 생산하게 된다. 이와 같은 우리 본부의 노력은 수돗물 최고도시라는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우리 본부의 노력을 먼저 알아본 것은 중앙부처였다. 첫 번째는 환경부로 수돗물과 수도시설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 평가하는 일반수도사업 평가에서다. 올해 환경부의 선택은 대전이었다. 두 번째는 행정안전부다. 수돗물이라는 국가필수기능 유지를 위한 대응능력을 평가하는 국가핵심기반재난관리평가에서 수도사업분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올해 처음 실시한 환경부의 전국 수돗물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 대전이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올해 대전이 수도사업분야에서`3관왕`의 영광을 얻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깨끗한 물을 가진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제일가는 상수원을 가진 우리 대전, 더 안전한 수돗물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 본부의 노력, 그리고 수돗물에 대한 커다란 신뢰와 관심을 가진 대전시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 대전은 수돗물 최고도시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전국 1위가 아니고 모든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수돗물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달려온 것처럼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최첨단 정수기술을 도입하고 꼼꼼하게 관리하여 믿고 바로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함으로써`수돗물 최고도시 대전`이라는 꿈을 실현할 것을 오늘도 다짐해본다. 박정규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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