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즈는 `#`을 먼저 쓰고 글을 쓰면 제목이 된다. 제목은 중요하다. 맞춤한 제목이 떠오르면 글이 술술 풀린다. 꼬꼬무처럼 이어져 금세 1,000자를 넘어선다. 하지만 제목이 정해지지 않으면 헤매기 일쑤다. 쓰고 지우고, 쓰고 거꾸로 화살표를 사정없이 누른다. 한 단락을 채우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글 쓸 때는 제목을 먼저 생각한다. 대부분 문장이 아니라 단어 한 개다. 그런데 그 단어 하나가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지금도 `#` 뒤의 제목이 비어있다.
지난 3월부터 한밭춘추에 글을 올렸다. 오늘은 스물아홉 번째 글이다. 그리고 마지막 칼럼이다. 두어 번 글을 올리고 나니 대전일보를 구독하는 어르신 몇 분이 칭찬과 격려를 해주셨다. 자랑삼아 몇몇 지인에게 인터넷판 기사의 URL을 문자로 전송했다. 호들갑 떠는 친구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전사람이 대전일보에 글 한 줄 올리는 거, 큰 영광이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매일매일 글 쓰는 사람은 대단하다. 일주일에 한 번, 징검다리로 한 번 씩 글을 올리는 것도 버거운데 매일매일 마감에 쫓기다니 생각만 해도 손바닥에 땀이 난다. 그래도 화요일 아침이 그리 괴롭지는 않았다. 이제는 1,000자, 네 단락 쓰기가 그렇게 두렵지 않다. 한밭춘추를 연재하면서 얻는 가장 큰 수확이다.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겠는가. 평범한 도예가의 심심한 글을 누가 거들떠보겠는가. 덕택에 행복했다. 하지만 아직도 제목이 정해지지 않았다. 고심 끝에 `무제`를 단다. 조부연 대전도예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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