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낙상
노년층, 근력 저하로 사고 노출↑
두통·경련 동반시 뇌 CT검사 필요
시속 5㎞ 속도로 1시간 이하 걷기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빙판길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다. 실제로 골반과 대퇴골 골절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한겨울에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후유증도 크며, 빙판길 넘어짐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은 골격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근력저하도 나타나기 때문에 낙상에 많이 노출돼 있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겨울철 낙상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원인=바닥이 미끄럽거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걸을 때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과 하체의 근력이나 평형유지 기능 등이 약해져서 생기는 개인적 요인이 있다. 특히 다리 힘이 약해져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며 다리를 끌고 걷는 경우, 운동신경 감각이 저하돼 있는 경우, 반사 반응 속도가 느린 경우, 근육 약화로 인해 균형 유지 기능이 약화돼 있는 경우에는 낙상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외에도 파킨슨병 같은 신경병증, 시각장애, 류마티스나 퇴행성 관절염 등에 의해 일어나며 혈압약, 이뇨제 등 복용 약물 때문에 균형감각이 일시적으로 소실돼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일어설 때 발생하는 기립성 저혈압, 간질, 빈혈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낙상은 야외뿐 아니라 침실과 욕실 등 가정에서도 잘 발생한다.

◇치료=골다공증과 동반돼 나타나는 척추 압박 골절은 경증일 경우 침상 안정과 2-3개월 가량의 보조기 착용 등 보존적 치료로 잘 치유된다. 자세 변화시 흉요추부 혹은 둔부의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보행은 어느 정도 가능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척추의 압박율은 증가할 수 있다. 약 3-4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척추체 붕괴가 진행될 땐 시멘트 보강술이 필요할 수 있다.

손목과 다리 관절 골절도 흔히 발생한다. 두부 손상의 경우 단순 두피 타박상부터 외상성 뇌출혈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심한 두통과 구토, 경련, 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환자는 뇌 CT검사가 필요하다. 흉부 손상은 단순 갈비뼈 골절이 많지만 기흉과 혈흉, 폐 타박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위부 갈비뼈 골절의 경우 간과 비장 등 복부 내부 장기 손상이 숨어있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예방=낙상과 관련된 건강 문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낙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낙상을 일으키게 하는 주위 환경요인들을 제거하거나 피해야 한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앉아서 어지러움 여부를 확인하고 가능한 한 집안을 밝게 하는 것이 좋다. 또 미끄럼 방지 카펫을 깔거나 지팡이, 벽의 손잡이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속되는 과로와 수면 부족 등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겨울철 빙판길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도록 하며, 날씨가 춥더라도 너무 웅크리지 말고 앞을 바로 보고 걷도록 한다. 조금이라도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항상 휴대하는 것이 겨울철 낙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신체의 근력과 균형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해야 한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근력 강화·평형감각 운동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낙상 위험률이 크게 감소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혈관의 적응 기능이 좋아져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을 줄여준다. 또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근력과 유연성 등을 촉진시켜 보행이상을 막아준다.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은 고유 수용감각기관·하지의 균형기능 증가와 근력·심폐 기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운동을 통해 뼈와 근력이 강해지면 외부의 물리적 힘에 대해서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낙상을 해도 뼈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평소 규칙적 운동을 통해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 골 소실을 줄이고,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증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을 하지 않던 노인이라면 제일 먼저 걷기를 권한다. 시간당 5㎞ 속도로 일주일에 여러 번 40-60분 정도 걸으면 60세 이상 연령층에 좋다.

김소연 기자·도움말=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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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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