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음식을 배달 시켜 먹는 빈도가 증가한 것을 모두 체감할 것이다. 단골 가게가 있다면 별다른 걱정이 없겠지만, 어디에서 어떤 메뉴를 주문할 것인지를 늘 고민하게 된다. 이 과정에는 제법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주문 전에 가게를 선택하기 위해서 `주문 많은 순`으로 리스트를 정렬하거나, 몇몇 가게를 선정한 후에는 정말 시켜봐도 좋을지 이전에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의 리뷰를 확인해본다. 일단, 별점 리뷰 점수가 4.9나 5.0 정도 되어야 안심이 된다.

별 5개가 만점인데 5.0이라니!

워낙 많은 가게의 리뷰 점수가 5점에 가깝게 있다 보니, 4.5점만 되어도 소위 거르게 되는 상황이 된다. 이렇다 보니 5.0은 정말 5.0이 맞는가 의문이 든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쉽다. 나는 리뷰를 어떻게 작성하고 있는가? 리뷰 이벤트에 참여해서 조그마한 서비스라도 받았다면, 사실상 별 5개를 다 채워줘야 할 것만 같다. 리뷰를 대가로 서비스를 받았으니 말이다. 암묵적인 거래나 다름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약속한 것은 `후기`이지, `5점짜리 리뷰`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리뷰 이벤트에는 `별 5개, 상단의 찜 꾹!`이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한다. 심지어 리뷰 알바도 여전히 성행한다. 따라서 배달 앱의 `찐리뷰`를 선별하는 노하우도 공유된다. 리뷰 사진에 서비스 내용물이 있으면 이벤트 리뷰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고, 별은 5개인데 평가 내용이 없거나 성의 없는 내용이라면 실제로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배달 앱뿐만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는 리뷰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소비자의 관심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리뷰`라고 불리는 소비자 후기는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원이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나와 비슷한 입장의 소비자들이 남겨준 후기는 참고가 되고, 믿을만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소통이 활발해 지면서 소비자의 리뷰 문화는 완전히 정착한 것 같다. 리뷰의 형태도 다양하다. 글로만 쓰는 경우, 사진을 더하는 경우에서 최근에는 영상 리뷰도 등장한다. 그리고 리뷰를 성실하게 하는 경우 `전문 리뷰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하며, 이들은 상당히 많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위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많은 소비자들이 정보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정보는 왜 중요한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탐색하고 대안을 평가해야 만족스러운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리뷰를 참고하여 충분한 탐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정보가 좋은 정보는 아니다. 때로는 속이려는 정보도 있고, 과장된 정보도 있다. 사실이 아닌 정보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의미 있는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결국, 나의 상황에 맞는 양질의 정보를 찾는 혜안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좋은 정보를 생산하는 역할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리뷰를 써야만 하는가? 물론 의무사항은 아니다. 그런데 나의 `찐리뷰`는 다른 사람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리뷰를 작성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정보를 보는 눈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고, 더 나아가 좋은 정보를 생산함으로써 소비자의 힘을 키워나가기를 기대한다.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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