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4.2% 증가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2.5%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7% 이상)에서 초고령사회(20% 이상)에 이르는 기간이 프랑스 154년, 미국 94년, 이탈리아 81년, 독일 77년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래 불과 26년 만인 2026년에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2045년 고령인구 비중이 37%에 달해 고령화 정도가 OECD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될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빠른 고령화 진행은 국가적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의 다양한 과제를 동반하기에 정부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노인 복지 향상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노후의 건강과 경제적 활동을 위한 효과적인 준비가 행복한 노년의 필수사항이 되고 있으므로 이를 위해 금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고령화 시대에는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연금의 3층 구조를 탄탄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선 1층은 국민연금으로서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며, 2층은 퇴직연금으로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데, 여기에는 근로자들이 기업에서 받는 퇴직연금(DB:확정급여형, DC:확정기여형)과 근로자가 추가적으로 납입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있다. 3층은 이에 더해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하는 개인연금(연금저축, 연금보험)이 되겠다. 연금 3층 구조를 활용할 때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연금저축(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과 IR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고, 보험회사의 연금보험상품이나 적정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추가적인 금융상품을 활용해 부족한 노후자금을 더 채워나갈 수 있다. 2020년 말 기준 연금저축 및 개인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각각 152조 5000억 원, 35조 5000억 원으로 2016년 말(118조 5000억 원, 13조 2000억 원)에서 그 시장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인데 이는 노후 준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위해 연금상품 등 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고령화시대에 맞추어 실버세대를 위한 금융생활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정보포털인 `파인(FINE)` 내에 `통합연금포털`을 마련하고 연금저축, 퇴직연금 수익률·수수료율 등 연금상품 비교공시, 연금제도, 연금세제, 본인이 가입한 연금 조회를 비롯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금융소비자의 은퇴·노후준비를 포함한 재무상담을 `금융자문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으므로 연금가입 규모가 적정한지, 자신의 노후에 대비해 금융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무료로 자문받을 수 있다.

한편, 고령화시대에 여유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연금의 3층 구조 이외에도 자녀 독립자금 등 필요자금 마련과 여유자금의 투자·운용을 위해 예금, 적금,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질병 등에 대한 위험관리를 위해 보험상품을 가입해 노후를 보다 윤택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겠다. 금융을 활용할 때 일회성의 과도한 수익을 쫓기보다 본인의 생애주기, 재무목표, 투자성향에 맞게 장기적 안목에서 적정한 수익률과 부담 가능한 위험 수준을 항상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우리 각자에게 맡겨진 몫이다. 이렇게 할 때 금융은 우리 노후 생활의 튼튼한 버팀목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다.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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