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혜 (사)우리공원가꾸기운동본부 대표이사
유지혜 (사)우리공원가꾸기운동본부 대표이사
보문산은 대전 구도심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전쟁 등 역사와 함께한 대표적 산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 8군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고, 전술적 차원에서 패배의 아픔과 남쪽 끝자락은 민간인 학살이라는 아픔도 간직한 곳이다. 보문산은 1960년대 말부터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였다. 한마디로 종합테마파크였다. 케이블카, 야외수영장, 놀이기구, 야외음악당, 시루봉 등 즐길 거리는 물론 유명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소풍지,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장소, 친구들끼리는 우정을 키우는 곳, 직장인들에게는 막걸리 한잔에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소, 가족들에게는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끌었다. 시민 모두 한번 이상 방문했을 정도다.

1973년에 보문산 전망대에서 시민 노래자랑이 열렸다. 한류가 대세인 지금에는 대규모 공연장만 생각하겠지만 옛 기억을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다. 대전직할시 승격 후 1990년 보문산성에서 시민체전 성화를 채화했고, 1995년 건립된 보문산 전망대는 대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시민과 외지인들이 찾는 명소였다. 보문산은 마음의 고향이자 심장이자 안식처며, 대전의 진귀한 보물로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짙은 녹음에 비해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시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지는 장소로 변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 대전시가 노후 시설을 보수하고, 오월드 등 기존시설을 확충해 보문산을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 시민들이 다시 찾고 후대에게도 안겨줄 시민의 영원한 안식처로 조성키로 했다. 시는 민선 7기 출범 후 대전의 `대표 명소화`라는 비전 아래 즐거움, 힐링·행복, 전통문화, 주민참여의 4개 전략을 설정하고 13개 과제에 1,523억을 투입하는 `보문산 여행인프라 확충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2021년 390억 원, 2022년 130억 원을 투입해 목조전망대 조성, 오월드 시설 현대화, 스카이워크 조성, 대사지구 편의시설 확충, 제2 뿌리공원 조성, 이사동 전통 의례관 건립 등을 추진키로 발표했다.

아울러, 높이가 낮고 조망 시야가 좁아 전망대로서의 기능을 발휘 못하고 있는 보운대와 관련, 11차례 민관공동위원회 회의와 시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전망대를 새로 설치하기로 했고,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목조 전망대 설계 공모 당선작은 지하의 거대한 뿌리에서 지상의 나뭇가지로 연결된 플라타너스 나무들과 조화되고 미래의 트렌드인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친환경 미래도시로 연결된 `빅 트리(big tree)`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또, 수직 전망대에서 수평적 흐름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연출을 위해 연면적 1,226㎡, 전망동과 복합문화동 2개동으로 건축하고 최고높이인 전망동은 48.5m로 결정했다고 한다. 앞으로 향후 협의 등을 통해 전망데크, 갤러리카페, 스카이워크, 이벤트 공간, 키즈맘카페 등을 반영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더욱이 환경훼손 최소화를 위해 회색 콘크리트를 지양하고 친환경 목재를 활용한 국내 최초 고층 목조 건축물로 다시 태어난다는 소식이다. 아름다운 목조전망대 조성 등을 통해 대전 시민과 외래 방문객이 즐겨찾는 관광명소로 귀환할 보문산의 변신이 기대된다. 유지혜 (사)우리공원가꾸기운동본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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