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이종태입니다(이종태 지음)=38년의 언론 인생을 담은 방송수필집이 출간됐다. 대전, 남원, 공주, 부산, 전주, 대구방송총국 등 6개 방송국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브라운관에서 풍기던 단정함과 지적인 면모 뒤로 생리현상조차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나운서의 고충과 애환을 담았다. 실수로 얼룩진 에피소드들이 다소 민망할 수 있다. 하지만, 자책하기보단 지혜와 노하우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해 온 저자의 38년 언론 인생 속에 녹아 있는 재미와 가치를 쫓아다니다 보면 자신의 인생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화의힘·296쪽·1만 5000원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캐서린 메이 지음·이유진 옮김)= 갑작스런 남편의 맹장염 투병과 자신의 건강 문제로 인한 실직, 아들의 등교 거부. 이 모든 게 반 년동안 일어난 일이라면 믿겨지는가? 저자는 한 차례 `동장군`을 치르며 자신이 `인생의 겨울` 한가운데에 서 있음을 직감했다. 그렇다고 마냥 옷을 동여매기보단 차림새를 다시 가다듬고 자신에게 주어진 고독과 시련을 묵묵히 걸어 나가 희망을 쟁취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동면의 시기, 윈터링(WINTERING)에 대한 지적이고도 서정적인 사색의 풍경을 함께 걷다 보면 겨울을 견디는 소중한 지혜와 마주하게 된다. 겨울 초입새에 선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에세이. 웅진지식하우스·316쪽·1만 6000원

◇엄마(우사미 린 지음·이소담 옮김)=우리는 태어나자마자 대부분 `엄마`라는 존재를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세계를 창조한 `신`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모든 이가 창조주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정상적이지 않은` 엄마와 그 곁에 있는 딸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와 딸`의 관계가 사랑하는 만큼 잃을 것이 두려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관계 혹은 줄곧 참고 있지만 도망치고 싶은 관계일 수도 있음을 말한다. 상처가 많은 엄마를 아름다웠던 그대로 지켜주고 싶어 `낳고 싶다`는 말까지 뱉고 마는, 주인공 `우짱`의 시선에 끌려들어가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처절함으로 치닫는 감정에 휘말린다. 미디어창비·140쪽·1만 4000원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아레 칼뵈 지음·손회수 옮김)=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半)`강제 등산 도전기. 자연 경관에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서 자랐지만, 등산을 즐긴 적이 없는 저자는 몇 년 전부터 칼뵈는 친구들을 산에 뺏기기 시작했다.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들이 하이킹을 가야 한다며 일찍 귀가하고, SNS에 올린 사진들을 보며 호기심이 생긴 저자는 새 배낭에 물집용 밴드와 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한가득 채우고 무작정 길을 떠난다. 험준한 산세와 오락가락한 날씨,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를 마주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풍자적으로 엮은 이 책은 등산을 싫어하는 이들에겐 통쾌한 사이다를, 등산 애호가들에게는 따뜻한 공감을 선사한다. 북하우스·472쪽·1만 7500원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이제경 지음)=이제 `100세 시대`는 은유가 아닌 현실이다. 저자는 100세 시대에 "적어도 세 번의 은퇴는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하며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한 필수 조건들을 나열한다. 그것은 `일, 돈, 건강, 가족 및 인간관계, 사회책임` 등 5가지로, 이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들을 통해 안락한 주행을 위해 타이어를 교체하듯 우리 인생도 안전하고 편안한 `내일`을 만들어가자고 제언한다. 또, 100세 시대에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평생직장이 사라짐을 언급하며 비전문가에서 전문가와 사업가, 사회봉사자의 길을 순차적으로 걷는 세 번의 `은퇴`와 `재도전`을 통해 일하는 보람과 재미를 느끼라고 권한다.일상이상·368쪽·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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