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독립운동가 4인 전기 제작 추진
시민단체 "제주 4·3 사건 관련자 제외해야"

민족문제연구소 최기섭 천안지회장이 7일 오전 10시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천안시가 조병옥과 이범석을 포함한 `천안의 인물 열전` 제작을 규탄하는 성명문을 읽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민족문제연구소 최기섭 천안지회장이 7일 오전 10시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천안시가 조병옥과 이범석을 포함한 `천안의 인물 열전` 제작을 규탄하는 성명문을 읽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천안시가 천안 출신 독립운동가 4인의 전기를 제작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제주 4·3사건과 관련된 조병옥과 이범석은 전기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 최기섭 지회장은 7일 오전 10시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그날의 함성 조형물 내 조병옥 동상이 철거 교체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 천안시는 또다시 조병옥 이범석을 천안을 빛낸 인물로 홍보책자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며 "민간인 학살의 주범 조병옥, 이범석 홍보책자 발행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천안시는 천안의 역사인물 홍보와 문화관광 콘텐츠 확보를 위해 유관순, 이동녕, 이범석, 조병옥 등 독립운동가 4인의 전기 `천안의 인물`을 제작하고 있다. 전기는 내년에 발행될 예정이며 도서관에 비치된다. 예산은 4000만 원이 투입된다.

민족문제 연구소는 조병옥에 대해 "제주 4·3항쟁 당시 경무부장으로서 초토화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서북청년단과 민보단을 구성해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책임자"로, 이범석은 "이승만 정권 초대 국무총리와 국방장관으로 제주 4·3과 여순사건의 책임자"로 규정했다.

최기섭 회장은 "조병옥, 이범석의 홍보책자 발행으로 또 다시 무책임하게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려는 천안시를 규탄하며 이의 철회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천안시의회에 예산으로 책정된 4000만 원의 삭감을 요청하며 시민단체등과 연대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천안시는 병천면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조병옥으로 추정되는 동상을 설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동상은 유관순 열사를 중심으로 10여 명이 서 있는 작품 `그날의 함성`의 한 인물로 양복차림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다.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과는 거리가 먼 조병옥을 포함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천안시는 지난 9월 15일 해당 동상을 철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역사적 교훈"을 이유로 조병옥 추정 동상의 철거 전 후 사진과 교체 과정을 기록한 표지판을 설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천안시 문화도서관본부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내년도 예산심의 때 정리된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며 "시의회에서 질의가 왔을 때 사업의 취지와 배경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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