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욱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공공기반연구본부장
황동욱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공공기반연구본부장
올해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서 2019년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갈 것을 희망했다.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마음껏 만나고, 거리마다 많은 인파가 즐겁게 활보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낮아지지 않는 신규 확진자 추이는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감염병 수리모델을 활용해 향후 확진자 추이를 예측하는 리포트를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예측에 활용되는 감염병 수리모델의 뼈대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어떤 감염병이 걸리면 하루정도만 감염되어 있고, 자고 일어나면 질병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사라지면서 면역이 생겨 더 이상 감염되지 않는다고 하자. 그리고 이 감염병은 10분의 1 확률로, 즉 10명 정도 만나면 1명 정도 감염을 시킨다. 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평균 하루에 20명 정도의 사람들과 만나다고 가정하면, 도시의 한 사람이 이 감염병에 걸리게 되면, 다음날 2명, 그 다음날 4명, 그 다음 날은 8명, 이렇게 늘어날 것이다. 즉 다음날의 감염자 수는 그 전날 감염자 수의 2배로 증가하게 된다. 이때 감염 재생산 지수는 2로, 기하급수적으로 감염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게 된다.

물론 감염자의 수가 매우 커지면 또는 도시의 인구수에 근접하게 되면, 감염되는 사람의 수가 2배수로 늘어나지 않게 되고, (예를 들어 감염자가 하루에 20명을 만나게 되어도 그중 15명이 이미 감염이 되었다 회복된 사람이면 감염이 일어나지 않게 됨으로) 1배보다 적은 수의 감염이 일어나게 된다. 장기간 지속되면 그 도시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 감염되고 면역이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모델에서 감염자를 최소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염자 수의 증가는 감염전파 확률을 낮추거나 만나는 사람의 수를 줄이면 된다. 기존에 하루 평균 20명 정도를 만났던 것을 10명으로 줄이면 하루에 한명 정도씩만 감염자가 발생한다. 즉 신규 감염자의 수는 증가하지도 감소하지도 않는 감염 재생산 지수 1인 상태다. 하지만 하루 5명 정도로 더 줄이게 된다면, 새로운 감염자 수는 절반으로 감소한다(감염 재생산 지수는 0.5). 즉 20명, 10명, 5명 형식으로 감소하다가 결국은 감염병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감염자를 줄이는 다른 방법으로 감염 전파 확률을 낮추는 것이다. 즉,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이 물리적으로 전파 확률을 낮추거나, 백신 접종률을 높여 생물학적으로 전파 확률을 낮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즉, 만나는 사람의 평균을 변화 시키지 않고), 인구의 80% 정도가 백신을 맞은 상태라고 가정하면, 20명의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그 중 4명 정도만 감염의 가능성이 생기고, 그 4명이 10분의 1 확률로 감염될 것이다. 즉 오늘 새로운 감염자 10명이 생겼다면, 내일은 4명만 나오게 될 것이다.

실제 예측에서는 감염 전파 확률뿐만 아니라, 감염되어서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 감염되어서 중증이 되는 비율, 복잡한 개인의 일상, 도시간의 인적 이동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인자들을 복합적으로 계산해야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재의 전파 가능성을 갖고 있는 감염자의 수, 질병의 전파 확률, 개인 간의 접촉 횟수는 어떤 모형에서도 중요한 인자다.

우리가 고대하는 2019년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황동욱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공공기반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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