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지난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거리두기 완화조치가 시행됐으나 코로나 팬데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병균은 인류 문명을 바꿔온 인류 역사의 낯익은 불청객`이라고 했으며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어느 곳을 가든 마스크를 쓰고 식당에 들어갈 때 체온 체크와 출입등록을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일상 회복이 된다고 해도 다시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한다.

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 백신 접종효과가 떨어지는 시점 등의 제반여건들을 고려해 볼 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치명적인 이유 중 하나는 주위 전파력과 무서운 확산 속도 때문일 것이다. 내 옆의 누군가가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언제든 나 또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타인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으로 연결되는 `안전공동체`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안전이 보장될 때 나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안전공동체로 나만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다고 해서 감염을 막을 수 없다. 모두가 함께 방역수칙을 생활화해야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 비단 코로나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안전공동체로 살고 있는 우리는 주위 동료의 위험, 사회의 위험이 곧 나의 위험이 되고, 그들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안전공동체에서 어떻게 단계적 일상을 회복해 나가야 할까?

나무가 살 수 있는 북방의 한계 숲을 타이가라고 부른다. 타이가는 1년 중 100여 일의 여름을 제외하고는 항상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 나무가 살아가기엔 척박한 환경이다. 그곳의 나무들은 저 혼자의 힘만으로는 곧게 자랄 수 없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 들어오는 얼마 안 되는 빛이라도 받으려고 저 혼자 최대한 높게 우뚝 자라서는 날카로운 강풍을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꼭 붙어서 먼 곳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함께 견디고, 땅속으로는 뿌리가 마치 서로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서로 단단히 연결돼 있다. 만일 타이가 지대의 침엽수들이 저 혼자 자라기를 고집했다면 거센 눈보라를 견디지 못하고 성목이 되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서로 의지하며 자라는 그 숲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안전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상 회복은 `단계적, 포용적, 그리고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방역당국 및 의료계의 헌신적인 노력과 우리 국민들의 현명하고 분별 있는 행동, 그리고 소외계층까지도 배려하는 포용적 방역이 K방역의 성공요인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상 회복 단계도 마찬가지로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일상 회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포용적 산림복지를 통한 국민 행복 증진`을 기관의 미션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헌신한 의료진과 방역관리 인력뿐만 아니라 자가격리로 힘들었던 국민들과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산림치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외계층 간 차별을 줄여 누구나 산림이 제공하는 자연혜택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진흥원의 사업들이 포용적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어쩌면 일상 회복의 단계도 지금까지의 팬데믹 위기 상황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안전공동체라는 생각을 유념하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함께 준수하고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게 포용적 일상 회복을 추구한다면 모두의 일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날이 조금 더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다.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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