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 백신 접종효과가 떨어지는 시점 등의 제반여건들을 고려해 볼 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치명적인 이유 중 하나는 주위 전파력과 무서운 확산 속도 때문일 것이다. 내 옆의 누군가가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언제든 나 또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타인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으로 연결되는 `안전공동체`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안전이 보장될 때 나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안전공동체로 나만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다고 해서 감염을 막을 수 없다. 모두가 함께 방역수칙을 생활화해야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 비단 코로나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안전공동체로 살고 있는 우리는 주위 동료의 위험, 사회의 위험이 곧 나의 위험이 되고, 그들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안전공동체에서 어떻게 단계적 일상을 회복해 나가야 할까?
나무가 살 수 있는 북방의 한계 숲을 타이가라고 부른다. 타이가는 1년 중 100여 일의 여름을 제외하고는 항상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 나무가 살아가기엔 척박한 환경이다. 그곳의 나무들은 저 혼자의 힘만으로는 곧게 자랄 수 없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 들어오는 얼마 안 되는 빛이라도 받으려고 저 혼자 최대한 높게 우뚝 자라서는 날카로운 강풍을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꼭 붙어서 먼 곳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함께 견디고, 땅속으로는 뿌리가 마치 서로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서로 단단히 연결돼 있다. 만일 타이가 지대의 침엽수들이 저 혼자 자라기를 고집했다면 거센 눈보라를 견디지 못하고 성목이 되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서로 의지하며 자라는 그 숲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안전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상 회복은 `단계적, 포용적, 그리고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방역당국 및 의료계의 헌신적인 노력과 우리 국민들의 현명하고 분별 있는 행동, 그리고 소외계층까지도 배려하는 포용적 방역이 K방역의 성공요인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상 회복 단계도 마찬가지로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일상 회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포용적 산림복지를 통한 국민 행복 증진`을 기관의 미션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헌신한 의료진과 방역관리 인력뿐만 아니라 자가격리로 힘들었던 국민들과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산림치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외계층 간 차별을 줄여 누구나 산림이 제공하는 자연혜택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진흥원의 사업들이 포용적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어쩌면 일상 회복의 단계도 지금까지의 팬데믹 위기 상황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안전공동체라는 생각을 유념하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함께 준수하고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게 포용적 일상 회복을 추구한다면 모두의 일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날이 조금 더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다.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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