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재 배재대 총장
전 주기적 SW교육 체계 구축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
지역 대학 생존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촉구해와

김선재 배재대 총장이 지난 임기 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4차 산업혁명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최은성 기자
김선재 배재대 총장이 지난 임기 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4차 산업혁명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최은성 기자
대담=정재필 취재1팀장

"통역관을 양성하거나 우리 학교의 일꾼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자유의 교육을 받은 사람을 내보내려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근대식 고등교육기관인 배재학당(培材學堂)을 세운 H.G.아펜젤러 선교사의 교육 이념이다. 그는 19세기 말 한학 중심의 서당교육에서 탈피해 근대 문명의 지식과 함께 과학을 이해하도록 하는 등 국가 인재양성을 위해 힘썼다.

130여 년이 지난 지금, 김선재 배재대 총장의 교육관도 이에 부응한다. 김 총장은 "배재대는 입학하는 모든 학생이 사회에서 쓸모 가득한 인재로 양성하는 교육을 지향점으로 둔다"며 "단순히 취업하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희망직무별 필요한 자격증이나 교육과정 연계가 핵심이며 모든 교과과정을 사회에서 활용하도록 역량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2019년 배재대의 여덟 번째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입학 자원 감소와 수년 넘게 동결된 등록금 등 지역대학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학 발전을 넘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계에서 유일하게 대전 혁신도시 지정 유공자로 선정돼 대전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총장은 "배재대가 자리 잡은 대전이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되면 우리 학생들이 이전 공공기관 등 안정된 취업처에 지역인재로 입사 지원을 할 수 있는 복안 덕분"이라며 "우리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인재가 발붙이고 살아야 대학도, 경제도 살아난다는 믿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대학 혁신, 학생성장, 지역사회 발전과 직결되는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 수주에 몰두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김 총장은 "국책 사업은 재정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지원해 혁신적 교육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에 더해 대학이 사업에 선정되면 지역 학생·청년·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배재대가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S등급을 받은 `IPP형 일학습병행`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IPP형 일학습병행은 학습근로자(학생)의 입직 기간 단축과 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일조한다. 해당 사업은 창업지원단과 이노폴리스 캠퍼스사업단, 연구소 기업 등이 입주해 있는 대덕밸리 캠퍼스와도 연계된다.

대덕밸리 캠퍼스 산학협력단은 본 캠퍼스 산학협력단과 함께 인재 육성, 미래산업 발전, 기업과 공동 연구과제 및 기업체 애로 해소 등 대학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특히 배재대 산학협력단은 LINC+ 육성사업 학과중점형을 운영하면서 기업과 커리큘럼, 인재양성 방향을 설정하고 공동수업을 진행했다. 김 총장은 "내년부터 시작될 LINC 3.0 사업에도 도전해 대전 지역의 고도화된 산학협력 생태계를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권 대학 중 유일하게 선정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대형 사업도 내세울 만한 성과다. 김 총장은 "이 사업은 배재대 학생뿐만 아니라 대전지역 청년들까지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지원 정책을 알리고 참여시킬 수 있어 청년취업난과 기업의 구인난,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라는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부응한다"며 "대학 내 카페인 `씨스뿜바2`에 청년고용정책이나 공고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키오스크와 상담부스를 설치해 언제든 취업정보를 찾아보고 취업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배재대의 체질 개선을 책임지게 한 사업은 단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9년 선정한 `AI·SW 중심대학`이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교육을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민들에게 전 주기적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전국 대학 최초로 도입한 `PCU-SWBus`는 매년 대전 지역 30여 곳의 학교에서 VR(가상현실)과 드론, 키오스크와 같은 최신 산업 교육을 진행하며 `혁신 DNA`를 퍼트리고 있다.

김 총장은 "AI·SW 창의융합대학과 AI·SW중심대학사업단을 세워 전공자의 전문성을 키워주고 비전공자는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했다"며 "전공자는 SW집중학기제, SW사관학교, 산학프로젝트 및 장기현장실습으로 실력을 배양하고 비전공자 대상으로는 AI·융합전공을 시행해 기존 학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학 전, 재학 중,졸업 후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SW교육체계를 세웠다"며 "초·중·고교 학생들은 SW교육 가치확산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초를 닦는다. 이어 입시부터 학·석사 연계과정 운영까지 매만졌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으로서의 책무도 다하고 있다. 그는 "올해 발표된 3주기 기본역량진단 현황과 향후 건의사항을 중점으로 지속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며 "사회에선 공유·협업을 중시하고 있지만 권역별 평가로 진행되는 기본역량진단의 모순을 꼬집고 이에 따라 재정지원대학 확대와 재정에 숨통이 트이도록 대학혁신지원사업비의 확대 운영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배재대의 미래를 위한 준비에 매진하느라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김 총장은 코로나19로 막힌 학생과의 소통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취임 첫해 캠퍼스 내 학생들에게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인근 식당에서 앞치마를 메고 음식을 서빙하는 등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활동에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교수로 지낸 30년보다 총장으로 지낸 3년이 더욱 길게 느껴진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대면수업이 증가하면서 `총장님이 쏜다` 같은 대규모 학생 참여 소통행사나 공모전도 점차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MZ세대`로 불리는 학생들과 멋들어진 캠퍼스를 산책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김 총장의 남은 임기는 `초심(初心) 찾기`로 귀결된다. 기본역량진단 통과와 함께 대학혁신지원사업에도 선정된 만큼 확보된 재정으로 공약이었던 미래 창의융합형 교육체계로 혁신을 거듭하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캠퍼스를 돌아보는 습관도 생겼다. 이 이유도 `초심 찾기`에 있다"며 "이른 아침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맑은 공기로 잡념을 사라지게 하고 오직 대학 발전만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보다 더 많은 학생을 만나려고 해왔다고 자부한다. 학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대학을 만드는 데 남은 임기를 쏟아 붓겠다"며 "문화예술과 AI·SW를 두 축으로 삼아 배재대하면 특성화라는 키워드가 떠오를 정도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탈바꿈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리=조은솔 기자

*김선재 배재대 총장은

김 총장은 경희대 물리학과 졸업 후 미국 이스턴 미시간대 경제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하버드대 정보자원정책연구소 연구원,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단장, 한국산업경제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 배재대 제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20년부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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