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저수지, 수질개선 사업 성과 의문
주민들, 성공사례 벤치마킹 검증 필요
환경부 500억 투입 계획에 우려 여론

[서산]충남 서산 잠홍저수지의 생태조성을 앞두고, 수질 개선사업이 초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산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잠홍저수지가 환경부의 중점관리 우선대상으로 선정돼 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수관거 정비와 하수처리 재이용사업, 비점오염 저감사업(인공습지 조성) 등에 420억 원, 저수지 수질개선으로 81억 원이 책정됐다.

현재 5등급으로 농업용수 기준인 4등급을 넘어서 수질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2급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급 수준 이유는 지역 국회의원이 공약으로 내건 수상복합레저파크 조성과 수변공원 종합개발을 염두에 둔 때문으로, 수상레저활동 기준인 2급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2급 수질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상수원 수질에 가까운 개선이 필요한데, 바로 인근 성암저수지 개선 사례가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년 60여 억 원을 투입, 인공습지와 침강지 조성 등 친환경방식의 수질개선 사업을 했으나, 지난 10월 녹조제거 등 사실상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강원도의 한 저수지 5-6급 수준의 수질이 1급수로 개선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제기되고 있다.

성암저수지 개선을 추진한 농어촌공사가 잠홍저수지 사업주체라는 데 우려 섞인 목소리다.

주민 김모(63·잠홍동) 씨는 "강릉시가 공론화위원회를 거쳐 20년 이상 방치된 수력발전댐의 수질개선에 나서고, 이를 시내를 관통하는 남대천으로 흘려보내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면서 "규모나 내용면에서 벤치마킹해 볼 만한 사례"라고 했다.

성암저수지 수질이 농업용수 기준인 4급수 이내로 안정적으로 개선됐고, 녹조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시기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시행사 입장에 대해, 관련업계는 수질개선 보다는 2017년 대 가뭄이후 삽교호의 물을 끌어와 오염된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면서 수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는 반론을 폈다.

인공습지와 침강지를 조성해 나타난 미미한 수질개선 방식의 사업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지자체, 농어촌공사가 별다른 고민없이 똑같은 방식을 고집하는 데는 그동안 전국적으로 이 같은 방식을 적용했으나 누구 하나 개선효과가 없다고 책임을 묻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백 억 원이 투입되는 수질개선 사업이 제대로 된 검증을 게을리 한 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환경운동가는 "농어촌공사의 같은 사업 추진 방식은 실패만 거듭하는 악순환의 고리"라며 "10여 년이 지나 효과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공직사회 기관의 낭비적 행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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