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수진 '사이코트로픽 가든'

스텔라 수진(2021), `사이코트로픽 가든`, 종이에 수채화, 139x109cm.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스텔라 수진(2021), `사이코트로픽 가든`, 종이에 수채화, 139x109cm.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스텔라 수진은 `몸`을 주제로 식물이나 동물, 여성과 남성 등 서로 다른 속성이 결합된 이미지를 선보인다.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정신과 육체, 과학과 주술 등 견고한 이항 대립의 구조에 균열을 내고, 정해진 사회규범에 반문하는 저항의 도구로서 그림이 작동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파리에 거주 중인 작가는 올해 봄에 중남미의 코르시카 섬에서 머물면서 그곳의 토속신앙과 마녀와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사이코트로픽 가든(2021)`은 마녀가 주술에 사용되는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대형 수채화 작업이다. 화면에는 주로 독성, 환각효과를 가진 양귀비, 피오르트 선인장 등이 등장한다.

작가는 중세 시대부터 차별받고 역사에서 지워졌던 `마녀`라는 여성상이 정치과 영적 세계를 교차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업에서 마녀는 기존 남성주의 사회에 저항하는 여성으로 상징된다. 이처럼 주술사이기도 산파이기도, 치료사이기도 한 마녀로 불리는 이들을 재조명한다. 홍예슬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