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저학력·빈곤층`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황 의원은 지난 28일 밤 SNS를 통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윤석열의 지지자들은 1%의 기득권 계층을 제외하곤 대부분 저학력, 빈곤층 그리고 고령층"이라고 말해 비난을 받고 있다. 황 의원은 논란이 거세지자 다음 날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하고 사과를 표명했지만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어찌 됐거나 이번 필화(筆禍)는 황 의원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백번 잘못한 일이다. 아무리 이해를 해주려고 해도 그의 처신은 경솔하고 가벼웠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적절한 언어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다 잘못됐고, 배우지 못하고 가난하고 늙은 사람이라는 식이면 곤란하다. 우리 사회의 약자인 저학력, 빈곤층, 고령층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은 셈이다. 이런 게 바로 저학력 폄하, 빈곤층 폄하, 노인 폄하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황 의원은 뒤늦게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엎질러진 물이 됐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싸늘한 반응을 보일까 싶다. 송영길 대표는 "윤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비판하고 훈계하려는 자세는 매우 오만하고 위험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의 말대로 현 정부의 검찰총장이 야당 대선 후보로 나왔고, 국민 지지율이 높은 부분에 대해 오히려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황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이나 이재명 후보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들을 저학력과 고학력, 빈곤층과 부유층, 젊은 층과 고령층으로 갈라 치기를 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을 자처해 온 민주당으로서는 해당 행위나 다름없는 발언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볼 수 없었던 비호감 후보의 대결로 불린다. 이런 판국에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듯한 `비호감 발언`을 했으니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황 의원의 경솔한 행동은 민주당과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을 부추기고 말았다. 이러고도 민주당이 다음 정권을 바라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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