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휴먼스토리] 박규년 사계절영농법인 대표
지난 2013년 뇌출혈 이겨내고 기부 동참
어려운 유년시절이 기부로 이끌게 돼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 대상으로 장학금 수여도

지난달 29일 충남 공주시 사계절영농법인에서 박규년 대표가 기부문화 확산을 바라면서 사랑의 열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달 29일 충남 공주시 사계절영농법인에서 박규년 대표가 기부문화 확산을 바라면서 사랑의 열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앞으로 크게 아프지 않고 기부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삶에 의미가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

충남 공주시 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인 박규년(61) 사계절영농법인 대표. 공주시에서 40년간 사계절영농조합법인을 이끈 그는 공주를 대표하는 기업인이다. 그가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처음 연을 맺은 건 지난 2014년 7월이다. 큰 병을 이겨낸 직후다. 지난 2013년 뇌출혈로 쓰러져 몇 차례 큰 수술을 이겨내고 퇴원과 동시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다.

박 대표는 시설원예 농사와 육묘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2년 `사계절 육묘장`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최신 시설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진이 각종 육묘를 주문 생산해 철저한 기술지도로 안심하고 재배할 수 있도록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지열 냉난방 기계실, 파종실, 발아실, 회복실, 활착실, 재배실 등으로 나눠 환경에 맞는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구축, 체계적으로 육묘를 생산해 지역 농가에 질 좋은 육묘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과거 갑작스런 뇌출혈로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는 "2013년도 7월에 크게 아프면서 40일 동안 병원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삶을 되돌아 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크게 고민하게 됐다"며 "이듬해인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직접 방문해 기부를 하게 됐다. 공동모금회 단체 특성상 기부내역이 투명하고 좋은 얘기가 들려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완전히 완치가 됐다. 다만, 과거처럼 정상적으로 일을 못하고 있지만, 나에게 큰 메시지를 남겨준 사건이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들을 상대로 기부를 하면서 삶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유년시절 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20-30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 고향은 군산으로 부모님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 올라왔다"며 "이후 도시 보다는 시골이 더 마음에 끌려 20대 초반에 공주에 정착했다"고 했다. 이어 "30대까지 자리를 못 잡아 삶이 힘들었지만, 이후 남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박 대표의 경험은 그에게 삶의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박 대표는 "30대까지는 농사를 비롯해 다양한 것을 배우고 60대까지는 돈을 벌자는 생각이 컸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런 지론들이 삶을 어렵게 사는 젊은 친구들한테도 꼭 전해주고 싶다"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말고, 20대 후반까지는 자신의 무기를 만들어 30대부터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법인 이름을 딴 장학금을 통해 공주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박 대표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서 기부한 성금 역시 공주시 긴급지원비와 장학금 지원 사업으로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공주에 큰 애정을 보여주는 등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다.

그는 공주의 발전을 위해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공주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지역에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 쉽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결심했고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나를 키워준 공주에 나의 방식대로 기부를 펼칠 생각이다. 공주 지역 학생들을 위해 우리 지역이 더욱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면서 지정 기탁으로 장학금을 50% 이상 사용을 요청한 이유도 지역의 훌륭한 인재 양성에 적지 않은 기반이 되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비롯한 공주 지역 어른들이 먼저 앞장서서 어려운 학생들을 도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부를 한 뒤 박 대표가 주위사람들에게 들었던 반응은 "내가 더 어렵다"라는 우스갯소리였다. 그는 "내가 큰 돈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기부를 해 주위사람들이 농담 삼아 얘기했다"며 "내가 돈이 많이 없어도 크게 병마와 싸우면서 돈도 중요하지만 베푸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부란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부를 하는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교회에서 십일조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부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나에게 발생하는 수익 20-30%는 기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고민없이 지금의 삶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에게는 아들 둘이 있다. 둘 다 자기 밥벌이를 하면서 크게 인생에서 걱정이 없다"며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삶을 살아가고 싶다. 아프면 아무 것도 소용없다.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마무리했다. 박상원 기자

박 대표는

박규년 사계절영농법인 대표는 1960년 전북 군산시 배화면에서 2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박 대표는 지난 2014년 7월 공주시 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지난 2013년 뇌출혈로 쓰러져 몇 차례의 큰 수술을 이겨낸 후 건강을 되찾은 뒤 자신의 삶은 제2의 인생으로 생각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뒤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대한민국나눔국민대상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과 지난해 나눔실천 유공자 포상식 도지사 표창 등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현재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장과 공주시 기부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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