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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뇌 기능·행동·감정 자유롭게 조절한다

2021-12-01 기사
편집 2021-12-01 01:00:48
 정인선 기자
 jis@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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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광유전학 기술 '옵토-브이트랩' 개발
뇌전증·근육 경련치료 응용 기대

첨부사진1광유전학적 세포소낭 분비 억제 시스템 Opto-vTrap 의 모식도. 국내 연구진이 세포소낭과 세포질에 Opto-vTrap를 발현시키고, 청색광을 통해 세포소낭 복합체를 만들어 소낭 내 신호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청색광을 끄면 신호전달물질이 다시 정상적으로 분비하므로 원하는 타이밍에 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뇌 기능은 물론 행동과 감정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뇌 과흥분 상태인 뇌전증과 함께 근육 경련치료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30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허원도 교수는 광유전학 기술인 'Opto-vTrap(옵토-브이트랩)'을 공동 개발했다.

뇌 활성은 신경세포, 신경교세포와 같은 뇌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조절된다. 이 같은 상호작용은 뇌 세포 내 '소낭(세포 내 막에 둘러싸인, 지름 50nm 내외의 자루모양 구조물)' 안에 담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통해 이뤄진다. 소낭이 뇌 활성을 조절하는 사령관인 셈이다.

뇌 활성 조절은 뇌 연구를 위한 필수 기술이다. 뇌의 특정 부위나 세포의 활성을 촉진 또는 억제해보면 특정 뇌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 여러 뇌 부위 간 상호작용의 역할, 특정 상황에서 다양한 뇌세포의 기능 등 특정 상황에서 뇌 작동이 어떠한 원리로 일어나는지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뇌 활성 조절 기술은 원하는 시점에 특정 뇌세포의 활성을 자유롭게 조절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세포 전위차(체내 대사과정 중이온 교환 작용에 따라 세포 안팎에 생기는 전위 차이) 조절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는 주변 환경의 산성도를 변화시키거나 원하지 않는 다른 자극을 유발하고, 전위차에 반응하지 않는 세포에는 사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옵토-브이트랩 기술은 세포 소낭을 직접 특이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원하는 시점에 다양한 종류의 뇌세포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세포에 빛을 쪼이면 순간적으로 내부에 올가미처럼 트랩을 만드는 자체 개발 원천기술을 응용, 소낭에 적용했다. 옵토-브이트랩을 발현하는 세포나 조직에 빛(청색광)을 가하면 소낭 내 광수용체 단백질들이 엉겨 붙으며 소낭이 트랩 안에 포획되고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억제된다. 즉 소낭의 신호전달물질 분비를 직접 제어해 뇌 활성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뇌세포 신호전달 뿐 아니라 기억·감정·행동도 조절 가능함을 확인했다.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뇌의 여러 부위간 복합적 상호작용 원리를 밝히고, 세포 형태별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준 연구단장은 "향후 뇌 기능 회로 지도 완성과 뇌전증 치료 등 신경과학 분야는 물론 근육 경련·피부 근육 팽창 기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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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Opto-vTrap을 이용한 전기생리학 실험 결과.실험동물에 Opto-vTrap 바이러를 주입하고, 전기생리학적 방법으로 자극에 의한 흥분성 시냅스 후 전류를 측정한 결과 빛이 없을 때, 청색광이 있을 때, 청색광을 제거했을 때 전류 진폭의 차이가 없다. Opto-vTrap을 주입한 쥐 조직에서는, 청색광 자극에 의해 흥분성 시냅스 후 전류의 진폭이 줄어들고, 이후 청색광을 제거하면 빛이 없을 때 만큼으로 진폭이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다. 자료=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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