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모두 사용중…세종 1개, 충남·북 3개씩 남아
수도권 닷새째 1000명 대기 "병상 가동 한계"

대전 지역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이 `0`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그 여파가 인접지역인 대전과 세종, 충청권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5시 기준 대전에 있는 중증 병상 25개 중 25개 모두가 가동 중이다. 이 가운데 5개는 수도권 환자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북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충남과 충북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각각 92.1%(38개 중 35개 사용), 90.6%(32개 중 29개 사용)에 달한다. 충남·북에 남은 중증 병상은 3개뿐인 상황이다. 세종의 경우 중증 병상 6개 중 5개가 사용중이라 입원 가능한 병상은 1개 밖에 남지 않았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전국 중증환자 병상은 1154개 중 888개(76.9%)가 사용 중이다. 일상회복 `비상 조치` 기준인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를 넘어섰다. 수도권의 경우 전체 714병상 중 618병상(86.6%)이 가동 중이다.

이처럼 대전·충청권의 중증환자 치료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른 이유는 현재 방역당국이 수도권 병상 포화를 우려해 충청권 등 인접지역과 병상을 공동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주부터 시행된 `수도권 의료대응 강화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병상을 함께 관리·활용하며 부족한 수도권 병상 여력을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병상 부족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닷새째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 병상이 포화된 것도 모자라 병상 대기자가 1000명 이상이라는 것은 곧 전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뜻"이라며 "병상 관련 문제 해결 방안으로 재택치료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 또한 의료인력 부족과 관리 기반 미비 등 여러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는 더욱 확실한 조처로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향후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에 들어간 지 약 한 달만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위중증 환자·사망자가 연일 급증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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