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뇌 신호에 대한 처리 및 분석기술이 부족하여 매우 단순한 정보만 판별 가능했다. 최근 들어 인터페이스 기술이 발전하고 딥러닝, 빅데이터 등의 ICT들을 활용하여 보다 신속·정확하고 정밀한 정보 분석이 가능해졌다. 사람의 생각만으로도 외부의 사물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뉴로디코딩` 또는 `브레인디코딩`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BCI 기술은 단기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많이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료적 치료 기술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양방향 신호처리가 가능해지면 BCI 기술을 이용해 우울증과 뇌졸중 등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와 접목하면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 생각만으로 메타버스 공간의 아바타를 조정할 수 있게 됨으로써 보다 자연스러운 실감형 메타버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BCI 기술은 AI 기술이 가지고 있는 난제를 해결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즉, AI가 인간의 통제를 넘어 예기치 못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을 BCI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의 사고를 개입시킴으로써 통제 가능한 AI 시스템을 구현할 수도 있는 등 그 응용 분야에 대한 잠재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제 음성인식 시대에서 생각인식의 시대로 발전하면서 우리 삶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BCI는 2019년 미국 MIT 대학과 세계경제포럼에서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연합 그리고 중국 등이 적극적으로 연구중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013년 오바마 정부로부터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고 최근 미국방부는 BCI 기술개발에 투자를 시작했다. 유럽도 2013년 부터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를 통해서 전방위적인 연구를 시작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후발주자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을 추진중이다. 2019년에는 산학공동으로 개발한 브레인컴퓨터 인코딩/디코딩 칩을 발표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도 과기정통부가 지난 2018년 미래사회를 선도하고 삶의 질을 혁신시킨다는 기치 아래 `뇌연구혁신 2030` 기본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지능화·융합 신기술 개발`로 차세대 인공지능, BMI, 뉴로모픽칩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국제표준화도 본격화되고 있는데, 올해 11월에 국제표준화 기구인 ISO/IEC JTC 1(정보기술표준화)에서도 BCI를 위한 새로운 표준위원회(SC 43)가 설립됐다. 앞으로 표준이 담당해야 할 역할 중 하나는 기술 규격에 대한 표준뿐만 아니라 인간과 컴퓨터 간의 의사 결정, 소통, 시스템 통제 등이 가능해짐에 따라 정책적, 법적, 윤리적 이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과 컴퓨터가 인지적으로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이면에 심각한 보안 문제나 윤리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명제이자 마지막 성역인 `인간의 뇌를 정복하라`, 이제 인공지능 등 첨단 ICT로 중무장하여 다음 세대의 기술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인간의 과학이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를 열고 있듯이 우주 속 소우주인 인간의 뇌에 대한 오랜 연구도 이제 BCI를 통해 그 빛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ICT 전쟁터는 AI를 넘어 인간의 뇌 영역이 아닐까 한다.
이승윤 ETRI 오픈소스센터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