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주 안전성평가연구소 부소장
윤석주 안전성평가연구소 부소장
Iran, Iraq를 발음하면 아마 대부분은 이란, 이라크라고 할 것이다. 10여 년 전에 미국에서 유명 독성학자 `Klaassen` 박사의 강연을 듣고 있던 때이다. 이분은 알파벳 `I` 발음이 독특했는데, 예로 이란을 `아이란`이라고 하고 이라크를 `아이라크`라고 했다. 문제는 10여 분 뒤에 발생했다. 카드뮴 중독증으로 대표되는 `이타이이타이병`을 설명할 때였다. 이 분의 발음 습관상 `Itaiitai disease`의 발음을 `아이타이아이타이`로 한 것이다. 이어 청중들 중 일본 연구자들은 그야말로 박장대소를 했다. 그 이유는 `이타이이타이`의 원뜻인 `아프다`라는 뜻이 졸지에 `만나고싶다`로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 질병은 미나마타병(메틸 수은), 니가타-미나마타병(메틸수은), 요카이치 천식(이산화황)과 함께 일본의 4대 공해병이라고 불린다. 이타이이타이병은 일본의 중부 산간 지역의 도야마현의 주민에서 다수 발생한 카드뮴 중독을 말한다. 카드뮴 중독으로 신장이 파괴되고 뼈가 약화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어 이런 별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강의 상류에 위치한 광산에서 강물로 카드뮴이 흘러들면서 하류의 주민들에게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1910년부터 이 질환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동일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주민들에게 1970년경에 광산회사가 카드뮴 중독을 인정하고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바 있다.

또 하나의 중금속 관련 질병은 미나마타 병이다. 미나마타병은 수은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과 징후를 특징으로 하는 증후군이다. 미나마타 병의 증상은 무기력증, 무감각증, 근무력증, 시각·청각을 잃고 말을 잘 하지 못하도록 신경계에 영향을 주며, 심한 경우에는 마비, 의식손실에 이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구마모토현의 미나마타만에 1932년부터 1968년까지 내륙에 위치한 공장의 폐수가 수은이 함유된 채로 미나마타만으로 흘러들게 된다. 흘러든 폐수 안의 수은은 바닷가의 조개와 물고기에 축적되었다. 이로 인한 수은중독은 36년간 개, 고양이, 돼지와 주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오랜기간 동안 수은중독이 일어 났지만 최초로 발견한 것은 1956년이었다. 이후 조사가 계속되었고 2001년 조사에서 2265명이 공식적인 피해자로 인정되었다. 폐수를 방출한 회사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지속적인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오염지역에 대한 정화작업을 하고 있다. 1965년에 니가타현에서 유사한 수은 방류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니가타-미나마타병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한번 환경 오염이 시작되면 원상태로 회복되는 되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중금속은 한번 체내에 유입되면 잘 배출이 되지 않고 몸에 축적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납에 노출될 경우, 어른보다 쉽게 몸속에 축적되고 장기적으로 신경계나 성장발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중금속의 유입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다. 주로 음식, 식수, 흡연과 같은 일상생활에서 주로 노출되며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속에도 다양한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축적된 중금속을 배출하는 방법에는 약물 치료 이외에도 수많은 식이요법이 존재한다. 비교적 손쉽게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적용 방법도 그리 어렵지는 않은 듯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반갑지 않은 동반자를 몸에 들이지 않는 것이다. 앞서 열거한 환경 오염으로 인한 중금속 오염은 방심하는 순간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윤석주 안전성평가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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