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병준 체제 플랜B' 언급 "상당부분 권한 줄 것"
민주당, 카리스마로 현역의원 지휘할 유일한 대안은 이해찬...원로들의 대리전 양상 변질 우려 시각도 존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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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대위 구성과 관련, `플랜B`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체제`가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선대위의 `이해찬 상임고문 전면 등판론`과 맞물려 `세종시 연고 원로인사`들간 차기 여야 대선을 이끄는 `맞수 대결`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25일 정가에 따르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불참을 염두에 둔 대체 인사로 김병준 위원장 카드가 언급되고 있으며, 민주당에선 이해찬 고문의 구원 등판론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출신으로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세종시 설계자`를 자임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국민의힘 세종(을)당협위원장`을 맡았으며, 이해찬 고문은 19대·20대 국회에서 `세종시 국회의원`을 지냈던 만큼 `킹메이커`로 맞붙는 시나리오에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만약 이대로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선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저와 김병준 위원장이 사실상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된다"며 "그러면 김병준 위원장에게 상당 부분의 영역을 만들어주고 그분도 주도권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대위 구성에 있어 총괄선대위원장을 세우지 못할 경우 `김병준 체제`로 전환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실제 윤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과의 신경전 속에서 이날 선대위 분야별 총괄본부장단 임명을 단행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놓은 채 선대위를 `개문발차`한 것이다.

윤 후보는 본부장 인선을 하루 앞둔 전날 김 전 위원장과 100분간의 만찬을 가졌으나, 빈손 회동에 그쳤다. 당 안팎에서 "결별했다고 하기는 섣부르지만, 사실상 각자 갈 길 가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여러 차례 물밑 조율에도 불구하고 접점 찾기에 실패한 만큼, 김 전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가동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김병준 위원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옅어질수록, 김병준 위원장의 대안 카드는 더욱 짙어질 것"이라며 "시간적·물리적 요인과 함께 필요조건에 있어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정체와 맞물려 `이해찬 전면 등판론`이 여전히 유효한 시나리오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현재 선대위 상임고문이라는 `명예직`에 있는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실권(實權)을 쥐고 국민의힘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이 후보가 `사죄의 큰 절`을 올린데 이어, 쇄신과 혁신을 위한 주요 당직자 일괄 사퇴 등의 상황 전개가 `이해찬 등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현역 의원을 지휘할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했다. 반면 여의도 경험이 없는 이른바 `0선` 후보들의 대결이 노(老)정객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어 김병준 위원장과 이해찬 고문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란 의견도 공존한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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