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평생교육원 '사라져 가는 우리 동네 이야기' 발간
천안 6개 고교 31명 학생 저자로 참여 80년 쌀가게 등 소개

[천안]"어머니 때부터 무려 75년 넘게 이 일을 긍지로 여긴 역전 쌀 상회의 신용은 오직 좋은 품질을 좀 더 싸게 파는 거였으니 말이야. 하하 오죽하면 내 이름이 신용신이겠어?"(역전쌀상회). "49년 동안 해오면서 지겹지 않았냐고? 전혀, 나는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임하기로 다짐했어"(협성이용원), "두 아들이 서점에서 같이 먹고 공부도 하면서 잘 성장해준 게 가장 큰 보람이고 행복이에요. 내가 이렇게 서점을 지켜 와서 집안이 편해졌구나 라는 생각도 했어요"(뿌리서점).

짧게는 35년, 길게는 80년을 한 자리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천안지역 노포들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원장 길재환·이하 평생교육원)은 최근 `사라져 가는 우리 동네 이야기`를 발간했다<사진>. 180여 쪽 분량의 책자에는 어머니부터 아들로 계승해 오늘도 문 열고 있는 80년 역사의 역전쌀상회를 비롯해 중고서점, 방앗간, 이용원, 전파상, 레코드점 등이 소개됐다. 책자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천안중앙고, 천안신당고, 복자여고, 천안공업고, 천안업성고, 천안여고 6개 학교 학생 31명이 오래된 가게 등을 직접 찾아 어른들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세대공감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완성됐다. 책자는 200부를 발간해 천안지역 학교와 충남지역 도서관 등에 보급한다.

`역전쌀상회의 하루` 편에 참여한 천안중앙고 오창준(2학년) 군은 "평소 가깝게 있음에도 보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것 들에 대해 구술채록 활동을 통해 알게 되고 이해를 할 수 있게 돼 기뻤다"며 "살면서 우리 주변 것 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길재환 원장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한 마을사 편찬 사업으로 어른과 학생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평생교육원은 27일 10시 시청각실에서 `사라져 가는 우리 동네 이야기` 발간기념회를 개최한다. 윤평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