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법무법인 윈(WIN) 대표변호사
장동혁 법무법인 윈(WIN) 대표변호사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확정됐다. `대장동 의혹`이나 `고발사주` 의혹 등이 있었지만 큰 변수가 되진 못했다. 이번 대선은 정권연장 혹은 정권교체라는 큰 이슈 때문에 다른 이슈들이 묻히고 있다. 정권연장을 원하는 국민들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여당 후보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1야당 후보로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누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각 대선 캠프는 그들의 표심을 잡기에 분주하다. 대선뿐만 아니라 모든 선거에서 중도층의 표심이 선거를 좌우해왔다는 사실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1230세대(10대, 20대, 30대)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거에서 SNS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1230세대의 정치 참여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들은 정치 참여가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앞으로 1230세대의 정치 참여는 더 확대될 것이다. 실용주의적인 이들 세대는 정당이나 이념보다 `삶의 변화`에 관심이 있다. 선거를 통해 내 삶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 선택의 기준도 바로 그것이다.

모든 선거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했던 중도층과 새로운 캐스팅보트로 등장한 1230세대 외에도 이번 대선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캐스팅보트는 충청의 표심이다. 역대 대선을 돌아보면 충청 민심의 향배가 대선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의 결정적 요인은 충청을 끌어안기 위한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행정수도 건설`이라는 획기적인 공약으로 충청 민심을 사로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을 배경으로 충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충청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해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충청인들의 오랜 염원인 `충청대망론`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충청의 사위`를 강조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대선 때마다 충청의 민심을 잡기 위해 많은 공약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공약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은 선거가 끝나고 충청권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만드는 지역 정치권의 역량이 부족했다. 그리고 `지역 정치권의 역량 부족` 때문에 실망이 쌓일수록 `충청대망론`에 대한 충청인들의 열망은 더욱 커져 왔다.

많은 공약에도 불구하고 충청이 변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충청인의 성정(性情)`이다. 공약(公約)이 헛된 약속(空約)으로 끝나도 충청인들은 이에 크게 분노하지 않는다. 늘 그렇듯이 정치인들은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제쳐놓고 만다. 그리고 그것이 다음 선거에 반영되지도 않는다. 그래서인지 대선 후보들도 충청에 대해서는 헛된 약속을 하는 것에 크게 부담을 느끼는 것 같지도 않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중원인 충청을 기울어진 정도가 아니라 움푹 패인 운동장으로 남겨두어서는 안된다. 예산은 경쟁력이 있는 곳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모든 국책사업에서 충청이 탈락하는 이유다. 지금이라도 변하지 않으면 충청은 이제 희망이 없다. 1230세대처럼 누가 충청을 바꿀 후보인지에 집중하자. 누가 되어야 진정 충청이 변할지에 집중하자. 그동안 홀대받았던 충청인들은 그것을 요구할 권리가 얼마든지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캐스팅보터의 자세, 즉 `캐스팅보터 다움`이다. 충청인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캐스팅보터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캐스팅보터는 말 그대로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아마도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캐스팅보터는 `충청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캐스팅보터답게 행동하자.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며칠 만에 급조해서 진정성 없이 던지는 공약만 믿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각 당의 후보들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요구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강력한 캐스팅보터로서 충청인의 표를 `충청의 발전`을 위해 값지게 행사하자. 그리고 누가 공약을 지켰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다음 선거에서 표로 심판하자. 나의 소중한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충청을 바꾸자. 장동혁 법무법인 윈(WIN)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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