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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공공기관 2차 이전 '폐기 수순'

2021-11-23 기사
편집 2021-11-23 18:30:30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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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Zoom in) '혁신도시 시즌 2' 물거품
김부겸 총리 "현 정부 임기내 사실상 어려워"
1년 만에 공수표…참여정부 균형발전정책 부정

첨부사진1[사진=대전일보DB]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건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을 스스로 폐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선거철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요긴한 수단으로 공공기관 이전카드를 내밀었다가 임기 말에 접어들자 가차 없이 내동댕이친 것이다. 차기 정부로 공을 넘기는 여운을 남기기는 했지만 아직 약발이 다하지 않은 정책을 다가오는 대선에서 득표용 미끼로 재활용하겠다는 얄팍한 정치적 셈법의 노골화로 수렴된다. 이전하는 공공기관을 유치할 수 있는 혁신도시 지위를 각고의 노력 끝에 쟁취한 370만 대전·충남 시·도민들은 불과 1년 만에 정부로부터 공공기관 공수표를 받아들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2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관련 질의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6개월 동안 사실상 어렵다"며 "다음 정부가 오면 딱 넘겨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이라는 단서를 달았으나 앞서 10월 말 '2021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에 참석, "우리 정부에서 준비를 잘해 놓아야 다음 정부에서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이어서 '임기내 공약이행 불가' 재확인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총리는 또 "정부가 이걸(공공기관 이전) 건드리기에는 너무 갈등이 크더라. 이전대상기관이나 규모, 이전원칙 등 초안을 잡아놓으라고 균형위(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요청해 놓았다. 지금 공지했다간 난리날 거니까 준비했다가 다음 정부 오면 딱 넘겨주자(고 했다)"고도 했다.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촉발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 우려를 명분으로 정부가 뒷짐 진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다는 정책적 무능함과 부작위(不作爲)를 자인한 셈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차기 정부로 기약 없이 미뤘다. 김 총리는 "이건(공공기관 이전) (대선) 후보자들이 전국을 다니면서 결국 약속하지 않겠나. 그러니 중간에 가서 좌절되거나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 그 정도로 우리(정부)는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기업들, 공공기관들 200여 곳을 지방으로 다 옮기려 한다"며 재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한 미래형 도시(혁신도시) 조성은 행정수도 건설과 함께 참여정부가 강력 추진한 대표적인 국가균형발전 정책이다. 공공기관 이전안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초기인 2004년 4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15년 만인 2019년 12월 이전대상 공공기관 153개가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을 마쳤다. 이른바 '혁신도시 시즌 1'의 완성이다.

참여정부를 계승하는 문재인 정부가 그 공과를 이어받아 공공기관 2차 이전 즉 '혁신도시 시즌2'를 공약화했고 2018년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의 "122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 약속으로 이어지는 오랜 역사성을 갖는다. 균형발전 간판정책에 대한 역사적 부정이자 치명적 자가당착의 노정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혁신도시 정책에 밝은 지역 관가 한 인사는 "결과적으로 현 정부가 공공기관 추가이전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손놓고 있었다는 게 아니겠느냐"며 "공공기관 이전과 지역균형발전에 정말 의지가 있다면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공공기관 이전을 되돌릴 수 없는 정책적 안전장치라도 마련해뒀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승현·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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