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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제 '시스플라틴' 항암 원리 규명

2021-11-24 기사
편집 2021-11-24 00:01:41
 정인선 기자
 jis@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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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복합체 '염색질' 표적으로 항암효과 내는 원리 규명
"더 강력한 항암제 디자인 실마리 될 것"

첨부사진1자성트위저에 의한 단일 DNA 분자의 역학적 제어. 자석 구슬에 부착된 단일 DNA 분자의 개략도(왼쪽)와 자성트위저에 의해 인가된 힘에 따른 DNA 분자 길이 변화 곡선(오른쪽). 과기정통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수십 년 동안 암 치료에 널리 사용돼 온 대표적 항암제 시스플라틴(Cisplatin)의 새로운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성과로 향후 강력한 항암제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홍석철 교수 연구팀(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기초과학연구원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은 시스플라틴(핵산에 결합해 구조변화를 유발하는 항암제)의 작용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인체의 유전정보가 담긴 이중나선 DNA는 모든 세포의 DNA를 일렬로 나열할 시 지구를 250만 번이나 감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DNA는 실패에 감긴 실처럼 단백질 복합체를 중심으로 이중나선이 감긴 크로마틴(염색질·DNA-단백질이 복합돼 염주 목걸이 형태를 띠는 상태)이라는 형태로 압축돼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인체 내 세포의 성장과 사멸은 이러한 크로마틴 구조가 느슨해지고 팽팽해지는 가역적인 새단장(리모델링) 과정을 통해 조절되는데, 시스플라틴이 마치 접착제(fixer)처럼 작용해 크로마틴의 변화를 막아 항암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DNA는 대부분 크로마틴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자성트위저(자석을 이용한 생체 분자 물성 측정장비)를 사용해 시스플라틴이 크로마틴과 결합했을 때의 물성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용수철처럼 가역적으로 새단장(리모델링) 되는 크로마틴이 시스플라틴과 결합할 때 영구적으로 탄력성을 잃는 것을 확인했다. 강하게 잡아당기는 물리적인 자극이나 고농도의 소금물 같은 화학적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홍석철 교수는 "이번 연구의 성과는 시스플라틴의 약리적 표적이 순수한 DNA라기보다는 보다 응축된 상위 구조인 크로마틴 형태일 수 있음을 제안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DNA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항암제의 효능 측정과 작용원리 규명 및 강력한 항암제 디자인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핵산 분야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즈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11월 24일 게재됐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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