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코로나 등 우울한 여건을 깨뜨리고 실외 활동을 선호하게 되면서 산을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숲을 친근하게 느끼며 즐길 수 있도록 `등산` 정책에서 `숲길` 정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숲길`은 등산·트레킹·레저스포츠·탐방 또는 휴양·치유 등의 활동을 위해 숲에 만든 길을 말하며, 전국에 1만 개, 약 4만㎞가 조성돼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숲길 중에서 생태·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숲길을 관리해 후손에게 잘 물려주기 위해 `국가 숲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역사·문화적 콘텐츠를 가미해 산과 사람을 연결하는 명품 숲길을 만들자는 취지이다. 지리산둘레길, 대관령숲길, 백두대간트레일, DMZ펀치볼둘레길 등 4개소가 지난 5월에 지정됐으며, 충남 내포문화숲길과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이 11월에 추가로 지정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시행한 국가 숲길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건강과 정신적 휴식을 위해 숲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산의 전반적인 경관에 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또 `국가 숲길`을 통해 건전한 산행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최근에는 쓰레기를 주우며 등산하는 플로깅(Plogging)이 젊은 세대로부터 확산되고 있다. 현세와 미래 세대를 위해 자연과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성숙한 국민 의식이 우리나라 숲길을 세계인이 방문하고 싶은 길로 만들게 되리라 기대된다.

숲길은 산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로다. 국토의 2/3가 산악지역인 우리나라에서 숲길은 삶의 통로이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서 문화가 생기고 역사가 생기며 다양한 곳과 연결되며 이야기가 생겨난다. `국가 숲길`은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숲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휴양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의 명품 숲길에는 선조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있고, 현대인들의 각종 어려움을 해소해 주는 위로와 평안의 힘이 있으며, 미래 세대들을 위한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길로 발전할 것이다. 명품으로 선정된 `국가 숲길`이 세대를 초월해 우리 숲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으리라 기대한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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