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
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
배곯던 시절 우리는 황금 들녘을 바라보며 풍요로움을 느꼈다.

풍요로움 뒤에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이 있었다. 녹색혁명에는 오늘날 식량 증산을 가능케 해준 기적의 발명품 화학비료가, 백색혁명에는 겨울철에도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게 해준 획기적인 농법인 비닐하우스가 그 근간을 제공했다.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의 기적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았다. 화학비료는 우리 농토를 산성화시킨 주범이 됐으며 방치된 영농 폐비닐은 우리의 땅과 대기를 오염시켰다.

지난달 제266회 서산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농산물 증산만을 위해 합성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 노후 농기계의 화석연료와 농사용 비닐 사용 등을 방치하는 현실 농업정책을 어떻게 바꿔 갈 것인지 서산시의 계획을 따져 물었다. 그중에서 영농폐비닐의 처리 실태를 지적하고 농업용 생분해성 멀칭필름 보조사업을 전면 추진할 것을 강력히 제안했다.

비닐은 농업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영농자재 중 하나다.

그러나 농사를 마치고 버려지는 폐비닐은 농촌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전락한다. 폐비닐을 밭둑이나 들녘에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소각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농촌 환경을 해치는 것은 물론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키고 산불 등 화재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매년 약 32만-33만 t의 폐비닐이 발생하며, 이 중에서 17만-18만 t 가량만 수거되고 있다. 발생량의 23%인 7만여 톤이 수거되지 않고 있으며 미수거 폐비닐의 누적량은 88만 t으로 추정된다.

서산시의 실태는 2019년 영농폐비닐 발생량은 2180t이고 수거량 1875t이다. 미수거량이 305t에 달한다.

서산시는 원예작물 신소재 신농법 영농 지원사업으로 2019년부터 3년간 농업용 생분해성 멀칭필름 구입비 6000만 원을 지원했다. 연간 2000여 만원 수준인데, 이 정도의 의지와 규모로는 실효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산시 전체 농가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비닐을 전국 최초로 미생물에 의해 100% 생분해되는 생분해성 멀칭필름으로 완전히 바꿀 것을 집행부에 제안했다.

통상 한 사람이 3만3000㎡(1만 평) 규모의 밭에서 폐비닐을 걷어내려면 열흘의 시간이 걸리는데 최근 하루 인건비 15만 원을 반영하면 150만 원이 든다. 일반 농업용 비닐 값은 40만 원으로 저렴하지만 수거 비용까지 포함하면 190만 원이 드는 셈이다.

반면, `생분해성 멀칭 필름`의 구매비는 보조금을 적용하면 같은 면적 기준 133만 원 정도로 일반 비닐에 비해 3배 이상 비싸지만 수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50만 원 이상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비닐 값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서산시가 과감히 보조사업을 추진해 환경을 보전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선도해야 한다.

서산시 농업 예산은 1300여 억 원이다. 이 사업은 서산시 농업 예산에서 가장 경제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며 농업과 환경, 노동력 절감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농촌 노동력을 절감하고 영농폐기물 발생을 줄여서 농촌생활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농업용 생분해성 멀칭필름 지원 사업을 대폭 확대하자. 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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