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온라인, 모바일에서의 구매가 일상이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초기에는 실물을 직접 본 후에 구매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전자상거래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잘 알려진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구매 후 문제가 생겼을 때 교환이나 환불 절차를 체계화하여 소비자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온라인 구매 비중이 점점 높아졌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이제 신선식품까지도 온라인에서 구매, 배송받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 주문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으로 쇼핑행동의 패턴이 변화했다. 필연적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화면의 사이즈가 작아졌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 사이즈에서 스마트폰 사이즈로 말이다.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 정보는 주로 글자와 사진을 중심으로 제공되었다. 그런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면이 축소되다 보니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졌다.

우리나라는 대다수의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쇼핑경험률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젊은 세대들은 틱톡이나 브이로그와 같이 짧은 길이의 영상으로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물론 이는 `놀이`와 `유희`의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숏폼(short form) 영상은 점점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로 진화하기도 하였다. 누구나 원하는 때에 원하는 콘텐츠로 라이브방송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시작하였고, 유명한 온라인 유통 기업이나 포털 업체 역시 이를 지원하고 있다.

라이브방송에 상품 판매가 결합 된 것이 바로 `라이브커머스`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상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방송의 형태이기 때문에 쇼호스트가 상품에 대해서 시연이나 설명이 가능하다. 작은 화면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던 것이 극복된 셈이다. 사실 라이브방송을 보면, 기존의 TV홈쇼핑과 그 형태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쇼호스트가 등장하고, 상품을 판매하고, 결제가 바로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이루어진다. 게다가 라이브방송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채팅창을 통해 질의응답이 가능하다. 쇼호스트는 일방적인 설명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상품에 대한 설명을 보완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올해 `트렌드코리아 2022`를 출간하면서 라이브방송을 통해 트렌드 설명회를 진행했다. 2시간여 트렌드 키워드를 소개하고, 라이브방송 중에는 책을 판매하는 형식이었다. 이렇듯, 라이브커머스는 기존 TV홈쇼핑보다 다루는 상품의 범위가 다양하고, 판매고 달성에 대한 부담은 적다. 소비자들은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구매를 할 수 있으니 만족스러운 부분도 크다.

그런데 최근 라이브커머스 관련 소비자피해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판매 상품에 대한 허위 혹은 과장 광고 문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구매해보았더니 설명한 내용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품질인식과 직결된다. 또 다른 문제는 수령하고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교환이나 환불을 하고 싶은데 판매자가 잠적하거나 문제해결이 지연되는 경우이다. 사실 개인 판매자들이 쉽게 물건을 팔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 현재로서는 라이브방송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운영 기반에 따라 이들을 `판매자` 지위로 보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방송의 내용을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법률적, 정책적 근거가 강화될 것이고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짐에 따라 업체들의 자율적인 노력도 강화될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은 소비자가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할 때 정확한 정보인지, 믿을만한 판매자인지를 판단해야 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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