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元 채홍정 시인, 속담·고사성어·익은말사전 이어 순우리말 대사전 편찬
시집, 문인회 활동 등 한글·문학발전 기여 인정받아 지난달 대전시장상 수상

채홍정 시인
채홍정 시인
"오랜 세월의 결과물이 마침표를 찍게 됐습니다. 순우리말을 사랑하는 많은 문학인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0월 9일 제575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발전 유공자로 대전시장상을 수상받은 大元 채홍정(81) 시인이 최근 `순우리말 대사전` 편찬을 마쳐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그는 2015년 약 1만3300여 속담을 집성한 `새 속담사전`을 시작으로, 2017년 고사성어의 유래와 해설을 담은 `신 고사성어`, 2019년 관용구와 북한어를 풀이한 `익은말 큰사전`을 출간하며 잊혀 가는 우리 말과 글 살리기에 오랜 삶을 바쳐왔다. 이어 4번째로 펴낸 순우리말 대사전은 그 내용만 약 900여 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다. 비슷한 말과 반대말에 밑줄을 긋거나, 각 낱말에 예시를 들어 뜻풀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순우리말이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그의 소망이 담겨 있다.

채 시인은 "원래 사전을 낼 생각은 없었는데 17년 전 아들이 외손자들에게 `국가가 인정하는 시인이니 잘 모셔야 한다`는 말에 이름 없는 시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서글펐고 큰 죄책감과 중압감을 느꼈다"며 "이후 우연히 TV 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를 보게 됐고 후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나, 둘 정리하던 우리말이 쌓여 사전까지 펴게 됐다"고 소회했다.

채 시인은 순우리말이 대중들에게 적절히 구사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글은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고, 어느 나라 글자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한 표현력에 독창력까지 지닌 언어지만 오늘날 한자에 가려 활용되지 못하고 점점 잊혀 가는 것이 아쉽다"라며 "사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순우리말에 대한 어휘력을 키우고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 시인은 한글사전 편찬 외에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시집 발간, 한국문인협회 활동 등 다양한 문학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사전편찬을 마치고 순우리말을 활용한 문학활동을 통해 한글 사랑을 실천할 계획이다. 그는 "오랜 시간 지지해 준 가족과 독자, 문인들이 전해준 응원이 있어 하고자 했던 일을 마무리하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한글 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시와 수필에 담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진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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