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내게 준 선물 (권오덕 지음 / 오름에디션 / 574쪽 / 2만 원)
인생에서 얻은 교훈·세상 향한 통찰 담아
문화·여행 콘텐츠로 읽는 재미·몰입 더해

코로나가 내게 준 선물
코로나가 내게 준 선물
코로나19 팬데믹은 뉴스 헤드라인에 `위기`라는 단어가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한국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대중은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속에 숨겨진 시간의 공백을 찾아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 나갔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뿐 아닌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 맞닥뜨릴 법한 위기들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비결들을 담은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대전일보 기획관리실장과 편집국장·주필 등을 역임한 저자가 그간 계간 `한국문학시대`와 `열린충남`, `목요언론` 등에 기고한 글들을 엮은 산문집이다. 자전적 에세이와 칼럼, 기행문, 영화·음악 에세이로 분류해 실은 이 책은 38년 간의 기자 생활에서 비롯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과 노하우를 제시한다. 취재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대전시민이 바라본 지역 현안 등을 담은 에세이부터 문화 콘텐츠와 여행 등 저자의 인생 경험에서 얻은 영감들을 한데 엮은 이 책은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며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한다.

1부 `그래도 늙은 현재가 좋다`는 외부 활동이 막히며 발생한 시간의 빈틈을 집 정리와 영화 감상 등 자신의 취미생활로 채우며 코로나 블루를 해소한 비결과 함께 나이 듦에 대한 철학, 선택의 중요성 등 삶의 교훈과 인생을 알차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2부에서 5부, 그리고 7부는 음악과 영화, 여행 등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생활에 대한 단상과 그로부터 얻은 영감들을 풀어 책의 재미를 더했다. 2부와 7부는 여행, 3부는 음악, 4부는 영화, 5부는 클래식을 통해 저자가 세계여행을 다니며 만난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 저자가 보고 들은 영화와 음악을 통해 애국가 표절 논란과 대전부르스 노래비 재건립, 한국 가곡의 소멸 등 우리나라 문화사에 얽힌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풀었다.

6부는 우리나라와 중국·일본으로 대표되는 동북아 3국의 국민성과 역사·문화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언급, 다양한 외교전략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들을 되짚고,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혜안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마지막은 저자가 나고 자란 도시 `대전`으로 귀결된다. 저자가 인생을 살아오며 만난 고마운 사람들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소회, 그리고 대전 토박이로서 살아오며 만난 지역의 풍경과 자부심, 애정이 녹아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집필된 글이 대부분이지만, 인생을 여행하며 몸소 얻은 지혜는 코로나 이후를 고민하는 오늘날에도 읽는 이의 마음 속에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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