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희 한국 예술행정협회장
유원희 한국 예술행정협회장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는 단연 부동산 가격의 지나친 급등이다. 부동산의 폭등은 젊은이들에게는 재앙이요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을 안겨 줬다. 한번 오른 부동산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인구의 급감이다. 세계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과 인구 하락은 정반대로 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실망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인구 하락의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결혼가정이 2.1명의 아이를 출생해야 현 인구수를 유지하는데 현대 0.9명의 출생율을 보이고 있고 비혼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세계인구 추이를 보면 1850년대 산업혁명 당시 12억 명인 인구가 1950년은 25억 명 이후 10여년마다 10억 명씩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세계인구는 78억7000 명이고 2050년 112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0년을 기점으로 하여 매년 인구가 하락 2047년에는 4700만, 2067년에는 3700만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의 경제력은 약 1조 6억달러의 규모를 보이며 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적정 인구정책을 현재와 같이 갈 것인지 아니면 더욱 축소할 것인지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구 하락의 장점으로는 부동산 안정, 환경, 교육, 교통 문제 해결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반면 국제 경쟁력, 경제, 외교, 국방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인구 하락에 따른 정부의 예산이 그간 20조 이상 투입되고 있다고 하는데 체감할 수 없는 공허함이 있다. 정부는 육아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은 외면하고 있다.

전국에 산부인과 하나 없는 면이나 읍이 대부분이고 군지역에도 없다는데 어찌 아이를 나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정부는 산부인과 의사부터 확보해 주요한 시골 지역 보건소에 근무토록 해야 한다. 보건소의 기능을 확대하여 민간의료 기관이 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등장으로 육아의 한계를 보이므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육아보호센터를 신설해야 한다. 직장에 유치원을 설치하게 하는 법령이 있으나 기업의 과도한 비용이 소모되고, 그나마 중소기업은 이를 설치할 여력이 없다. 그러므로 신혼부부가 많거나 여성, 유아 비율이 높은 지역에 지역별 육아보호센터를 확보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둘 이상 낳고 싶어도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키워줄 곳이 없기 때문에 못 낳는 것이다.

주거지역에 육아보호센터를 확보하고 이후 어린이집, 유치원으로 가는 아동 성장 과정을 국가 차원에서 완성해야 한다. 육아보호센터의 근무자는 60세 이상 여성 위주로 구성하여 일자리도 창출하고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뢰성도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홀트아동복지회와 같은 기관에서의 연간 해외 입양아 수가 2만 4000명에 달하고 있다. 이를 금지하고 더 이상 아이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어나야 한다. 가정입양이 활성화되도록 우리의 사회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외국에서 값싼 노동인력을 데려올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유출부터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진입한 만큼 이제 가정경제, 가정생활, 가정교육이 주가 되도록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 저녁이 되면 온 가족이 모두 밖에 나가 친구를 만나고 외식을 하고 늦은 밤까지 노는 사회는 곤란하다. 이제 가정에서 가족이 대화하고 문화를 즐기고 체험하며 개인의 능력을 계발하는 사회문화의 혁신이 요구된다.

국내 인구 감소는 곧 경제와 사회, 문화 예술 분야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문화적 마을 정체성을 마련하는 등 주민들이 연대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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