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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인간·가축 감염병과 ICT 역할

2021-11-09 기사
편집 2021-11-09 15: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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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광효 ETRI 진단플랫폼연구실장

지금까지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이었을까? 세계 1·2차 세계대전, 대규모 자연재해, 지구 환경변화 등도 인류 문명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지만, 감염병이 단연코 가장 큰 위협이었다고 생각된다. 14세기 중세 유럽에 퍼진 흑사병으로 7500만 명이 사망했고, 20세기 스페인 독감은 2년간 최대 약 1억 명의 인류를 희생시켰다. 지난 30년간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는 33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다. 이처럼 인류 종말을 설정한 많은 영화에서 바이러스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인류에게 바이러스 감염병은 언제나 위협적인 동반자로 함께하여 세계사를 뒤흔들었고, 문화를 바꾸었으며, 극복하는 지혜를 얻게 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감과 불편을 몸소 경험하고 있고, 탈출구를 찾기 위해 전 인류가 과학기술, 정치, 문화 역량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매일 확진자·사망자수, 치사율·전파율 등 피해 정보와 백신·치료제·방역현황 등 대응 방안 홍수에 지쳐가고 있다. 다행히 과학 기술적 지혜와 부단한 노력의 선물로 긴 터널의 끝이 살짝살짝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MERS, SARS, COVID-19 등 감염병의 발생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더욱 강력해진 변종이 나타나고 있어, 불행히도 긴 터널의 끝에 또 다른 터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유감이다.

일상 생활에서 상대적으로 체감이 덜 될 수 있으나 감염병은 동물에게도 큰 위협이다. 동물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해 숙주를 인간으로 옮아가는 인수공통감염병을 발생시키므로 이 또한 인간에게 위협이다. 더군다나 가축은 인간의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소중함이 더 크다. 최근에는 구제역(FMD),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조류독감(HPAI) 등이 빈번히 창궐해 농민에게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주고 살처분되는 가축에 의한 환경 오염 등 2차 피해도 꾸준히 늘어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인간·가축의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많은 노력이 있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과학기술자들도 이에 대한 무게감과 함께 도전의식이 생기고 있다.

감염병 대응 기술로서 진단키트, 백신, 치료제 개발 등이 중요 주제인 것은 분명하다. 바이러스 피해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필자가 소속된 연구단도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바이러스 관련 연구와 진단장치, 방역 시스템 및 모니터링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실현을 위해 ICT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커 보인다. 바이러스 발생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발생된 감염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파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양한 바이러스 정보의 신속한 수집, 분석 및 대응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특히 데이터의 다양화, 대규모화, 고급화, 고속처리 기술 또한 요구된다. 대규모 고급 정보의 생성 및 처리를 위해 바이러스 정보 초연결 모니터링 기술, 고감도 진단 정보 획득 기술과 함께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초지능 분석 기술이 더해져야 한다. 또 최종적으로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가상현실 기술 등을 활용한 초실감 바이러스 정보 관리 및 제공 기술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개발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의 사용자에게 신속성, 편리성, 직관성, 정확성을 제공해야 하며, 장치·운용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꼭 갖춰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가 그랬듯이 현재의 감염병도 결국 극복될 것이다. 현재와 미래의 인간·가축 감염병 대응에 과학기술과 ICT의 역할을 더욱 기대해 보고 싶다.

정광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진단플랫폼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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