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지난 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상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무는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며, 나무를 키우고 숲을 되살리는 일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역설했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연을 기반으로 한 해법`으로 숲이 귀한 존재임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봄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떠올랐다. 숲의 온실가스 흡수량 계산 결과와 미래 전망, 그리고 이에 대한 논쟁이 지속됐던 기억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행히 지난 7월 8일 `산림부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가 구성됐다. 민관협의회는 산림경영과 생태환경을 다루는 전문가그룹을 구성하고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다뤘다. 전문가그룹은 산림 분야 온실가스 흡수량 통계는 IPCC 지침에 따르며, 숲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연간 생장량이 감소해 2050년 온실가스 `순 흡수량`은 현재보다 줄어든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산림의 온실가스 통계의 완결성과 추정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10월 27일 민관협의회가 발표한 최종 합의문에 담겼다.

숙제가 주어졌으니 이제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일이 남았다. 산림토양, 낙엽층, 고사목과 같은 탄소저장고의 온실가스 통계는 국가온실가스통계 총괄관리계획(2020~2024)의 일정에 따라 산정할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탄소중립 대응 연구를 확대해 산림의 탄소흡수원 정보와 통계를 정교화해 나갈 예정이다. 환경 전문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산림의 기능을 장기간 조사·모니터링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공동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이 가르쳐주는 답은 나무와 숲이다. 숲이 다양한 생태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대로 투자하며 관리해야 가능하다. 우리의 숲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미래를 품고 있는지를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하며 파악해야 한다. 산림과학 분야 투자 확대를 통해 우리 숲이 미래세대에게 삶의 터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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