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인프라 조성 등 정상 운영 우려 목소리
"추가 연구인력 채용 등 안정 도모해야"

기초과학연구원(IBS) 산하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가 개소한 지 4개월차를 맞았지만 아직 일부 연구센터장 임용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설립 당시 구체적인 연구계획과 인력 등이 부재한 상황에서 출범한 데 이어 센터 수장 임용도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정상 운영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26일 IBS에 따르면 바이러스기초연구소 내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는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50)가 센터장을 맡아 이끌기로 돼 있다. 당초 지난 16일자로 공식 부임키로 돼 있었으나, 행정절차 등이 늦어지면서 관련 일정이 지연됐다.

IBS 관계자는 "아직 KAIST와 행정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라며 "늦어도 연내에는 임용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연구 역량을 확보하고 국가 감염병 안보에 공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7월 초 개소했다. 최영기 충북대 의대 교수(51)가 초대 연구소장과 연구소 내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장을 겸직하고, 신의철 KAIST 교수가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을 맡아 국가 감염병 연구를 수행한다. 즉 2개 연구단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는 연구소 개소와 동시에 공식 출범했으나, 면역연구센터는 아직 수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내부 연구인력 5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 IBS 관계자는 "우선 최영기 소장이 면역연구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단 신 교수와 함께 일했던 연구진들이 먼저 입사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초 바이러스기초연은 구체적인 연구 계획 전략은 물론 안정적인 연구 공간과 인력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고 출범했다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선진국에 비해 너무 낮은 예산과 좁은 인력풀도 한계라는 지적이 있었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와 기능이 겹친다며 중복 투자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공식 부임이 예고됐던 센터장 자리마저 기간 내 채워지지 않으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연구계 한 관계자는 "당초 국가연구소가 수행할 연구계획과 전략, 연구소 건물마저도 없는 상태에서 주먹구구식으로 급하게 출범한 측면이 있어 보였다"며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세계 수준의 바이러스 기초연구를 수행한다는 큰 포부로 출범한 만큼 국가 감염병 역량 강화를 위한 안정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장비 등이 신속히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IBS 관계자는 "오는 2023년 바이러스구조분석센터를 추가로 출범하고, 2025년까지 100명 규모로 연구인력을 충원하는 등 운영조직을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기초연구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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