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살균 섬유 필터…5분 내 바이러스 99.99% 사멸

일반 섬유를 입었을 때 신체로부터 나오는 복사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내부에 갇힌 모습. 사진 김건우 선임연구원 제공
일반 섬유를 입었을 때 신체로부터 나오는 복사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내부에 갇힌 모습. 사진 김건우 선임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섬유 관련 기술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나노미터 수준의 초극세사로 만든 나노섬유로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냉각시키거나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난 살균 섬유 필터가 개발되는 등 생활 전반에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2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김건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외부 빛은 반사하고 신체에서 나오는 복사열은 방사·투과시킬 수 있는 복사 냉각 섬유소재를 개발했다.

복사냉각은 표면의 관련 파장 복사열을 증가시켜 별도 에너지 사용 없이 냉각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진은 나노섬유를 통해 자외선과 가시광선, 근적외선 등 신체 외부에서 들어오는 열을 90% 이상 반사시키고, 신체로부터 발산되는 열(원적외선)을 50% 이상 투과시키는 섬유를 선보였다.

연구진은 개발된 섬유가 기존 섬유에 비해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냉각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외부 온도와 관계없이 인체가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하면서, 냉난방 등에 드는 공조에너지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향후 섬유 이외에도 건축소재, 자동차소재, 화장품 등 복사냉각이 필요한 분야에 다방면으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마스크 필터 표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오염을 막고 5분 안에 바이러스를 99.99% 사멸시키는 섬유 필터도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성균관대 김태일 교수 연구팀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호주 RMIT 대학 연구팀은 공동으로 항균·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난 섬유 필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다공성 필터를 이용한 선택적 여과나 정전기적 흡착 방식은 병원체를 제거하는 게 아닌 걸러내는 수준으로, 필터 표면의 오염 발생 문제가 있다. 구리 등 항균 소재로 필터 표면을 코팅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구리는 섬유 소재에 균일하게 밀착시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액체 금속인 갈륨을 도입, 구리의 항균 효과는 높이는 한편 보다 균일하고 안정적인 코팅에 성공했다. 액체 금속인 갈륨을 섬유에 분사한 후, 갈륨과 구리 이온과의 자발적 화학반응을 유도해 갈륨-구리 합금 소재를 형성했다.

연구팀이 필터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실험한 결과, 갈륨-구리 합금이 코팅된 섬유에 배양한 바이러스는 5분 안에 99.99%가 사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지 소재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강 표면에서 2-3일, 구리 재질 표면에서 4시간 후 사멸된 것에 비하면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갈륨-구리 합금 소재는 코팅 안정성도 높아 재채기나 기침 등에도 입자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김태일 교수는 "마스크와 의류 등 섬유 코팅이 가능한 상용화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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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걸러내고 사멸시키는 기능성 소재. 김태일 교수 제공
바이러스 걸러내고 사멸시키는 기능성 소재. 김태일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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