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우 충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조교수
남상우 충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조교수
소득에 따라 스포츠 참가 경향은 다르다. 중요한 건, 그러한 경향의 차이가 어떤 사회적 문제를 만드냐는 것이다. 몇 가지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그런 문제를 읽어낼 수 있다. 여기, 소득에 따른 스포츠 참가 경향이 있다. 세 가지다.

첫째, 소득이 높을수록 더 많은 스포츠 활동을 즐긴다. 2020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최근 1년간 참여한 체육활동 종목수`를 보면, 소득별 종목 향유 비율은 극명하게 나뉜다. 100만 원 미만의 경우, 1종목 경험율은 39.5%, 4종목 경험율은 2.9%로 나타난다. 반면, 600만 원 이상은 1종목 경험율이 33.6%지만, 4종목 경험율은 무려 22.4%다. 소득이 높을수록 경험하는 종목 수도 늘어난다. 당연하다. 돈 쓸 여력이 되니 좋아하는 스포츠를 선택할 여유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둘째, 소득에 따라 참여 종목 종류도 달라진다. 고소득층은 주로 요트나 테니스, 골프, 승마처럼 소수 인원이 접촉이나 방해가 없는 개인스포츠를 즐긴다. 반대로, 저소득층은 축구나 농구, 혹은 등산이나 걷기처럼 저비용이거나 단체로 이루어지는 스포츠에 참가한다. `체육동호인 가입종목(2020년국민생활체육조사)`을 보면, 100만 원 미만층은 축구/풋살(19%)에 주로 가입한 반면, 고소득층(600만 원 이상)은 골프(30.3%)나 수영(9.9%) 종목에 많이 가입했다.

셋째, 직접스포츠 참가와 관람스포츠 참가에 영향을 미친다. 고소득층일수록 직접 스포츠에 참여하지만, 저소득층은 관람 스포츠에 몰린다. 직접 스포츠를 즐기려면 기본적으로 `여가(일이 없어 남는 시간)`가 있어야 한다. 여가에 맞춰 비용을 내고 사람을 만나 장소도 섭외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 장소 접근성(비용과 정보), 구매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하위계층은 비록 여가는 있을지언정, 선택할 수 있는 건 관람스포츠, 더 정확히 말해, 소파에 앉아 TV가 방영해주는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일로 제한된다.

이러한 소득별 스포츠 참가경향의 차이는 어떤 문제와 만날까? 계층간 `건강 불평등`과 만난다. 이는 `체력불평등`과 `부상` 차이 때문이다.

2020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체력에 대한 인식` 결과에 따르면, 자기 체력이 `좋은 편`이라 응답한 비율은 평균 63.1%, `보통`은 28.8%, `좋지 않은 편`은 8.2%였다. 이 인식이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졌다. `체력이 전혀 좋지 않은 편`으로 답한 비율은 100만 원 미만 8.5%였지만, 600만 원 이상에선 0.5%였다. 반대로, `체력이 매우 좋은 편`은 2.5%(하위계층)와 11.6%(상위계층)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체력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합계는 하위계층 19.5%였고, 상위계층 73.6%였다.

부상은 또 어떠한가?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부상의 위험이 내재된 활동이다. 그 중, 단체종목은 개인종목보다 부상 위험이 더 높다. 앞서 저소득층은 단체종목에 주로 참가하고, 고소득층은 개인종목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는 부상의 확률 차이를 야기한다. 병원 신세를 누가 더 많이 질까? 당연히 하위계층이다. 건강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소득 수준에 따라 스포츠 참가 경향이 달라지는 걸 당연히 생각하는 관습은 수정되어야 한다. `저소득`이란 환경적 조건이 스포츠라는 공공재 향유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지자체나 국가에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에 따라 스포츠를 즐길 권리가 방해받지 않는 환경. 이런 환경을 만드는 게 진짜 `스포츠 복지` 아닐까?

남상우 충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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