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단풍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단풍으로 물든 숲은 등산을 좋아하지 않던 이들도 산을 찾게 하는 매력이 있다. 숲은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선사하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사태를 방지한다.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숲이 발휘하는 공익가치는 2018년 기준 221조 원에 이르며 국민 1인당 매년 428만 원의 혜택을 얻고 있다.

숲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 적절한 빛이 숲에 들어올 수 있도록 솎아베기 등 숲 가꾸기가 이뤄져야 한다. 가꾸어 준 숲은 방치된 숲에 비해 큰 나무가 많아지고, 물 공급, 산불확산 방지, 이산화탄소 흡수·저장 등에서 약 20~40%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정부는 공익가치를 위해 숲을 잘 가꾸도록 장려하지만, 숲을 가꾸기 위한 투자 비용 대비 얻는 수익은 극히 적어 산림 소유자들은 이를 꺼린다.

우리나라 산림의 66%는 사유림이다. 국가 소유 숲은 3분의 1에 불과하므로 국민이 소유한 숲에서 공익기능을 높여야 한다. 10월 5일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에 기여하는 국민에게 보상하는 임업직불금 관련 법률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내년 10월부터 법률이 시행된다.

임업직불금은 임산물 생산업 직불금과 육림업 직불금으로 구성되는데,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임업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산림경영을 통한 공익가치를 신뢰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등 법적 의무사항을 지켜야 한다.

임업직불제는 산림의 공익가치를 법적으로 인정받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업경영체에 등록한 임업인 과반수가 혜택을 보고, 가구당 소득은 167만 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림 소유주의 노력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업직불제는 산림경영의 선순환을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한다. 산림경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측정·보고·검증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남은 국회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돼 임업직불금이 숲의 공익기능을 높이는 사유림 경영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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