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동네책방 '가문비나무아래' 박진숙·정승윤 지기
독서모임 활발 매달 작가초청 강연 등 북 체험 선사

천안시 불당동의 동네책방 `가문비나무아래`의 책방지기인 박진숙·정승윤 부부.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시 불당동의 동네책방 `가문비나무아래`의 책방지기인 박진숙·정승윤 부부.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서점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웠다는 루이스 버즈비는 책 `노란 불빛의 서점`에서 "한 서점이 문을 열면 나머지 세계의 온갖 물상들이 그 문 안으로 들어간다"고 썼다. 신흥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밀집한 천안시 불당동에 지난해 3월 7일 동네책방이 문 열었다. 책방 이름은 `가문비나무아래.` 나무의 살과 인간의 삶이 만나 이루어진 책에 대한 경의를 담아 책방지기인 박진숙·정승윤 부부가 지었다. 한해가 지난 시간동안 가문비나무아래는 다양한 사람이 들며 책을 매개로 동네문화의 산실로 뿌리내리고 있다.

정여울, 정희진, 나희덕, 반수연 등 가문비나무아래서 초청 강연이나 북콘서트를 가진 작가들만도 10여 명을 헤아린다. 25일 오후에도 `살림의 시인` 이정록과 함께하는 시콘서트가 책방에서 열렸다. 가문비나무아래는 독서모임도 활발하다. 격주로 녹색평론 읽기모임이 열리고 요즘소설읽기모임도 있다. 시사인과 동네책방네트워크가 기획한 `독앤독`에 가문비나무아래도 참여해 벌써 2기째 활동중이다. 독서모임의 인적 구성도 10대부터 60대까지 폭 넓다. 이웃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책을 추천하는 `동네사람 책 한권`과 책방지기들이 주제별 엄선한 양서 모음도 동네책방의 매력을 더한다.

가문비나무에 기꺼이 햇살과 거름을 자청한 이들도 생겼다. 가문비나무아래 북클럽 회원들이다. 동네책방의 생존을 돕는 후원모임 성격의 가문비나무아래 북클럽 회원은 우듬지와 그루터기 두 종류이다. 우듬지 회원은 2권, 그루터기 회원은 1권의 책을 매달 보내준다. 초기 10명으로 출발한 북클럽 회원은 이제 수 배가 됐다.

가문비나무아래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맞춰 독서모임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박진숙 씨는 "대면으로 갖는 독서모임은 책은 물론 함께한 사람들의 삶이 겹쳐 혼자 읽을 때는 절대 체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며 "사람들 생각과 생각이 부딪히고 엉겨 하나의 조각보를 완성하듯 새로운 독서모임을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책방지기는 여러 빛깔의 책과 동네책방이 지속할 수 있도록 도서정가제 유지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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