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인플루엔자
영유아 중심, 코로나 증상 유사
기침·재채기 등 비말 통해 전파
치료제 개발 안돼…손씻기 중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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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월 아이를 둔 주부 김모(35) 씨는 아이의 열이 갑자기 38도 넘게 오르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덜컥했다. 어린이집 외에는 외출이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진단 검사를 했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기는커녕 39도까지 오르자 병원을 다시 찾았고,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해당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가정보육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

최근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HPIV)의 유행으로 영유아를 둔 가정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환절기 독감 유행 시기까지 앞두고 있어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경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HPIV의 종류와 증상 등에 대해 알아본다.

◇종류=HPIV는 주로 영유아와 학동 전기의 어린 소아에서 감염을 일으키는데 특히 영아와 소아에서는 심각한 하기도(기도의 하부) 감염을 유발한다. HPIV가 유발하는 영아와 유아에서의 하기도감염으로는 급성 세기관지염과 폐렴, 크룹 등이 있다. 주로 5세 미만 소아에서 발병하며 3세가 될 때까지 거의 모든 아동은 1-3형까지의 바이러스에 한번 이상 감염된다.

1형과 2형의 경우 통상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계절의 첫 부분에 해당하는 가을과 초겨울에 유행한다. 특히 1형의 경우 2년을 주기로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며, 이에 비해 2형은 보다 발생빈도가 낮다. 가장 흔한 3형의 경우 많은 연구에서 각 지역의 풍토병과 유사한 양상으로 꾸준한 발생을 보이며 특히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많은 사례가 보고된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고 있는 HPIV는 대전성모병원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 결과 대부분 3형으로 확인되고 있어 기존의 유행과는 차이를 보인다.

HPIV는 밀접한 접촉이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HPIV 보유 비말의 크기는 비교적 크며, 이 비말을 통해 최대 1m 거리까지 기침과 재채기를 통한 감염이 가능하다. 전파는 바이러스 비말을 직접 흡입하거나 비말이 포함된 체액을 손과 발에 묻힌 후 구강, 비강과 결막 등에 스스로 접종해 일어난다. 어린 영아에서의 HPIV 감염은 기침, 재채기, 많은 양의 콧물을 초래하며 이런 증상은 체액을 통한 바이러스의 전파와 감염을 일으킨다. 증상이 있는 기간 전염이 가능하고 감염증의 지속기간은 평균 4-5일이나 바이러스는 2-3주 후에도 배출될 수 있다.

◇증상과 예방=소아에서 HPIV 감염의 임상양상은 환자의 나이, 계절, 형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전형적인 HPIV의 초감염은 경미한 발열과 콧물, 인두통, 기침과 같은 상기도 감염으로 시작되며 쉰 목소리가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갑작스러운 발열과 오한, 기침, 두통, 전신 쇠약감을 초래하기도 한다. 발병 후 3-4일이 경과하면 점차 하기도감염 증세가 나타나며 특히 HPIV-3에 감염된 영아들에서 하기도감염으로의 진행이 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발열과 기침, 인후통, 두통, 설사 그리고 극히 일부에서는 후각이나 미각 소실이 나타나는 등 HPIV 감염보다 좀 더 다양한 임상증상을 동반한다. 곧 유행이 시작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 초기에 발열, 오한, 두통, 현기증, 위장관장애 등과 같은 전신증상이 우세하고 이후 기침, 다른 호흡기 관련 증상이 더욱 현저해지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대부분의 HPIV 감염은 저절로 호전되므로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아들에게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다. 치료약제도 아직 개발된 바 없으므로 대증치료가 유일한 방법이다. 예방을 위해선 손 씻기 같은 접촉 격리가 중요하다. 환자가 사용하거나 만진 물건을 다른 사람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증상이 있는 기간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제한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특징적인 임상증상을 통해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감별해 볼 수 있지만 임상증상이 불분명하거나 전신증상, 호흡기증상으로 힘들어 하는 경우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해 전문의와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기자·도움말=김경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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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경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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