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대·대·광' 대구, 미분양에 '줍줍'도 미달
6월부터 집값 하락장 세종 국회분원도 힘 못써

전국 부동산 시장에 가을 한파가 유입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2주 연속 하락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단기간 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대구에선 미분양이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의 최신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2365채로 전달(1148채) 대비 배 이상 늘었다. 대구의 미분양 주택이 2000가구를 넘은 것은 2015년 12월(2396채)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1143채에서 한 달 간격으로 667채, 280채 등 올 3월(153채)까지 빠르게 미분양 물량이 소진돼 온 대구는 4월 들어 급격한 적체로 전환했다.

한때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투기 수요가 남하하면서 만들어진 풍선효과 이른바 `대·대·광(대전·대구·광주)` 불장에서 대구가 한축을 이뤘다는 점을 상기하면 냉각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3주째 0.01%에 머물고 있다.

청약시장에도 찬바람이 분다. 지난 9월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인`(대구 중구)은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인데도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역시 미분양이 나온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2차`(대구 중구)와 `신기역 극동스타클래스`(대구 동구)는 속칭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조차 미달이 발생했다. 대구지역 부동산업계는 미분양 물량이 동구 등 특정지역에 몰려 있을 뿐이라는 제한적인 해석과 최근 수요를 넘는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집값이 치솟은 세종에서도 냉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셋째주(-0.10%)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추세적으로 5개월째 하락 기조가 완연하다. 10월 셋째주(18일 기준) 변동률은 -0.02%로 전주(-0.01%)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세종은 지난해 7월 정치권에서 제기된 `행정수도 완성론` 등 대형호재가 폭발하며 연간 상승률로 집값이 44.93% 폭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0.95%)부터 매매가 변동률이 1% 아래로 떨어지며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고 이어 올 들어선 6월(-0.10%), 7월(-0.21%), 8월(-0.29%), 9월(-0.17%) 내리 4개월 동안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기반한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확정 호재가 힘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대·광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장을 유지해온 대전에선 급등세가 진정 기미다. 올 1분기 0.3-0.4%를 오가던 주간 변동폭이 한풀 꺾이며 0.2%대 박스권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달 둘째주 0.27%에서 셋째주엔 0.21%로 상승폭을 줄였다. 특히 대전 아파트값을 이끌어온 서구지역 상승률은 0.14%로 5개구 중 가장 낮았다. 이와 함께 이번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0.30%를 기록해 지난주 0.32%에 이어 2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부동산원은 "고점인식 확산과 가계대출 총량규제 기조를 이어가며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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