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연비 절감법
급등하는 국제유가에 연일 치솟는 국내 기름값
'3급 금지'와 가벼운 차체로 연비 아낄 수 있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도 저렴한 연비 눈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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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기름값이 함께 들썩이고 있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서비스물가 등 각종 생활 물가가 무섭게 오름폭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 더해 급등하는 기름값은 서민들의 가계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공급 대란이 이어지고 있어 고유가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자 부담을 보다 줄일 수 있는 알뜰살뜰 연비 절감법을 알아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1741.94원이다. 한 달 전(1643원)보다 99원 올랐다. 대전지역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ℓ당 1750.54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1636원)과 견줘 115원이나 뛰었다.

이처럼 국내 기름값이 널뛰는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있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달 둘째주(11-15일)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2.8달러 오른 배럴당 82.0달러로 파악됐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4.8달러 상승한 배럴당 95.0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전주보다 3.5달러 오른 배럴당 96.4달러다.

에너지 공급 부족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원유 생산은 앞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게 석유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의 유류세 인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는 똑똑한 운전습관도 주목되는 이유다.

연비를 절감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급출발·급가속·급제동 등 `3급 금지`다. 이것만 지켜도 연비가 30% 이상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갑작스럽게 출발하거나 속도를 급격히 높이고 급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연비를 낮추는 것은 물론 사고의 위험도 함께 높일 수 있는 원인이 된다. 또 미세먼지를 일으켜 차의 수명도 단축시키는 나쁜 운전 습관이라 할 수 있다.

3급 금지 외에 정속 주행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속으로 일정하게 주행할 경우 자동차 엔진의 분당 회전수인 RPM이 안정되면서 기름 소모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연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한 시내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장거리에는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연료를 절약하는 팁이 될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자동차가 아니라면 자동차 엔진 예열은 필수지만, 과한 예열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불필요한 공회전은 연료 소모를 가속시킬 뿐 아니라 배출가스로 인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예열은 간단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30초에서 1분여 정도가 적정 예열 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겨울에도 예열은 5분 이상 넘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무거운 차체도 연비를 낮추는 데 한몫할 수 있다. 차체가 무거워질수록 자연스럽게 더 많은 연료가 소모되기 때문에 연비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무게가 20㎏씩 늘어날 때마다 연비는 1%씩 줄어든다고 알려진 만큼 되도록 트렁크 안에 있는 무겁고 필요치 않은 짐은 과감히 덜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배기량이 적은 차일수록 무게를 더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득` 주유하는 습관도 연비를 감소시키는 점이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차가 그만큼 무거워지기 때문에 가름을 가득 채우는 것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주유하는 것이 좋다. 보통 절반에서 2/3 정도가 가장 적합한 주유량으로 꼽힌다. 다만 연료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거나 주유 눈금이 바닥일 때 주유할 경우 바닥에 닿는 기름 일부가 산화될 수 있어 주유 눈금 한 칸 정도에서 주유하는 게 적당하다.

주기적으로 타이어 공기압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타이어 공기압은 3개월마다 10% 정도 자연스럽게 감소하는데, 이 공기압이 낮아지게 되면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 면적이 넓어지면서 저항이 커져 타이어 수명을 갉아 먹는 것은 물론 연료 또한 많이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3개월 마다 한 번씩 공기압을 체크해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 때 한 번에 세게 킨 다음 시원해지면 바로 꺼서 시간을 줄이는 것도 연료를 보다 절감할 수 있다. 세기는 연료 소모와 큰 연관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약하게 오래 트는 것이 연료를 더 소모시킬 수 있다. 또 빠른 속도로 달릴수록 바람 저항이 연비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고속도로에서 달릴 때는 에어컨을 켜는 것이 좋고, 낮은 속도로 달릴 때는 창문을 내리는 것이 연비를 높일 수 있는 비결이다.

고유가 시대 속 새로 차를 사려는 소비자라면 최근 친환경차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주목해도 좋다. 우선 전기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배기가스 배출이나 소음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저렴한 연료비가 큰 장점이다. 내구성이 튼튼해 오랫동안 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정부에서 전기자동차 보편화를 위해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고속도로 통행료 또한 50% 할인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움직이는 수소차도 대기오염물질을 배출시키지 않는 친환경차다. 5만 원 정도로 수소가스를 완충하면 600㎞를 주행할 수 있어 디젤 차량보다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전시간은 5분 정도로 짧은 데 반해 주행거리도 길어 짧은 충전에도 장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아직까지 수소차 충전소가 적다는 점과 전기차량보다 값이 나간다는 단점도 있지만, 짧은 충전시간이라는 강점 덕에 미래에는 더 보편화될 것이라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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