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충남에 온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의 충남 서산공항 건설 관련 발언이 거슬린다. 지역 현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게 통례이나 그는 뜻밖에도 `중부권 통합공항`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논지는 이렇다. 지방공항은 기본적으로 해외로 나갈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연장선에서 권역별 통합공항론을 역설했다. 수도권은 인천공항, 호남은 무안공항, 부울경은 가덕도 신공항 식이다. 그런 가운데 충청권에 대해선 청주공항을 관문공항으로 지목했다. 여기서 한발 더나가 고속철도 연결을 전제로 대구(군위)공항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청주든 대구든 공항 한 곳이면 충분하다는 뉘앙스로 읽히는 대목이다.

홍 의원이 굳이 이런 발언과 논리를 편 이유가 무엇인지 석연치 않다. 우선 통합공항 체제로 가려면 국내선 공항들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흑자 공항과 적자 공항이 뒤섞여 있고 개중엔 퇴출이 불가피한 공항도 없지 않지만 일률적으로 재단해 권역별로 한 곳씩 공항을 둬 통합 운영하는 방식은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공항은 육상 교통수단의 필수 대체재로서 지역간 혹은 해외 관광객들의 이동권을 강화한다. 이런 현실에서 4-5곳 정도의 공항만 살려두고 나머지를 없애게 되면 권역별 허브(거점) 공항을 보유한 지역을 뺀 그 밖의 지역 주민은 항공 서비스에서 소외되거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홍 의원 논리라면 멀쩡한 김해공항 기능을 놔두고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같은 얘기도 충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것도 탐탁치 않다 할 것이다. 충남은 공항 시설이 없는 유일 지역으로 민항 건설을 위해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관련 KDI 경제성 분석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기재부가 예타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은 충남공항의 타당성 도출과 맞물려 있다는 시그널이며 아울러 항공수요, 총 사업비 등 관련 주요 지표를 보더라도 국비 사업으로 결론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제·국내선 공항은 5년 단위 국토부 종합공항개발 계획에 따라 추진돼 오고 있으며 220만 도민의 염원인 충남공항도 어렵게 이 계획에 반영됐다. 내년 정부예산안에 15억 원의 수시배정예산도 책정돼 있다. 이와 엇나간 홍 의원발 통합공항론은 그래서 느닷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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