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강술래는 추석날 보름달 아래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원을 돌면서 서로 손을 잡고 노래와 함께 돌며 노는 우리 문화다. 임진왜란 당시 강강술래를 본 왜군이 조선군이 많다고 착각해 공격하지 못했다는 설이 있다. 풍물놀이는 농경문화에 기반을 두고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고 유희수단으로 삼아 마을간 결속력을 다졌다. 지금은 지역별로 다양한 문화 속에서 지역 특색을 살린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다. 작게는 시골의 오일장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우리는 예로부터 잘 모이고 노래하고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 문화 속에는 민족의 단합력과 지혜가 있기 때문에 존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존하는 옛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등 5대궁의 건축미는 최고다. 그중 경복궁은 왕실문화를 간직한 최고의 궁궐이며 우리의 자랑이며 소중한 문화재다. 하지만 역사 뒤엔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후 민족적 자존심을 말살시키기 위해 국가를 상징하던 경복궁을 무참히 파괴하고 정문인 광화문부터 근정전 앞까지 허물고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으며 전통을 훼손했다. 지금은 복구되어서 매년 5월초에 축제가 열린다. 필자는 대전건축사회 산악회 회원들과 북한산을 등산하고 경복궁을 가서 관람했었는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자아내며 멋지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에 매번 매료되고는 했었다.

이처럼 우리에겐 소중한 문화재와 유·무형 문화유산이 많은 만큼 아끼며 지키고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의무가 있으며 지역축제와 잘 연계해 홍보와 다채로운 문화활동을 체험하게 할 수도 있다. 대전에도 대전시민과 함께하는 대전건축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대전을 잇ㅡ다`라는 주제로 10월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열리는 13번째 `2021 대전건축페스티벌`은 `비어있거나…잃어버린…잊혀진 대전의 공간`을 찾는 의미가 있다. 건축자재전시와 건축작품 전시 등 대전시민과 소통을 위해 대면행사로 추진했지만 위드코로나 시행 전 행사일정으로 온라인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로스트 스페이스 인 대전(Lost Space in Daejeon)`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민과 같이 하는 소통의 축제장이다. 지난 8월 `2021 디자인캠프`에서 같은 주제로 8개 대학 교수와 재학생, 건축사, 스탭 모두가 창의성과 시대의 문화를 `대전을 잇 ㅡ 다`라는 주제와 연계, 16작품을 열정으로 완성하며 힘찬 도약을 보여줬다.

축제를 불가피하게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온라인시스템으로 제작하게 되지만 비대면 콘텐츠가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올해는 비대면행사지만 대전건축페스티벌은 대전시민의 참여를 기다리며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대전시는 대전건축페스티벌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힘들게 예산을 세워 진행되는 만큼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진정성이 있는 행사로 대전시민에게 올바른 건축을 보여주고 다함께 즐거움을 공유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2021 대전페스티벌 교육프로그램에는 학술포럼, 건축디자인캠프가 있고 전시프로그램에는 대전광역시건축상전, 초대작가전, 대학생작품전, 공공디자인공모전수상전, DAF사이버갤러리로 구성되고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건축종이모형만들기, 대전공간 동영상클립공모전이 있으며 사회봉사프로그램으로는 건축컨설팅, 건축취업상담, 건축진학상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야별 프로그램이 공감하고 상생이 되는 행사가 되기 위해선 대전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이고 행사의 주인공은 대전시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대전은 국토 중심이고 허브 역할하는 중추적인 도시인 만큼 건축문화발전이 병행되어야 명실상부한 혁신도시로 갈 수 있다. 대전건축페스티벌도 변화와 도약이 있어야 시민의 관심과 함께 더불어 발전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예전처럼 마스크 없는 편한 일상 속에서 신명나는 행사가 되길 바라지만 위드코로나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2021 건축페스티벌도 새롭게 시작한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기를 기대한다.

박태식 대전시건축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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