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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외지 투기세력에 요동치는 대전 아파트

2021-10-15 기사
편집 2021-10-14 17:49:20
 맹태훈 기자
 sisacc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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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평균 매매가 4억 원 '거품 논란'
최근 3년 새 외지인 주택거래 급증세
가격 거품 부작용 무주택자 전가 우려

첨부사진1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대전 지역의 집값이 하루가 멀다고 오르고 있다. 자고 나면 수천만 원이 올랐다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가격 오름세는 아파트와 주상복합, 다가구주택, 주거형 오피스텔 등 주택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있으며 매매와 전세, 월세 등 거래 유형도 따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규제 정책은 약발이 먹히지 않은 지 오래이며,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였음에도 주택 시장의 열기는 전혀 식지 않고 있다. 최근 4년간 대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대전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43.2%로 전국 평균(31.2%)에 견줘 12%포인트 높았다. 2017년 1.1%이던 연간 누적 상승률은 2018년 2.3%, 2019년 6.3%, 2020년 13.4%, 2021년 15.5%(9월 현재까지 누적) 등으로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승률에 따라 대전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도 4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3억 677만 원) 3억 원대에 진입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4억 667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6대광역시 평균매매가(3억 8969만 원)도 넘어섰다.

여기서 의문을 낳는 것은 대전 지역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별다른 호재가 없음에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의문에 지역 부동산 업계는 외지 투기세력을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대전 지역 주택 시장의 가격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전세가율도 갭 투자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거래량을 통해서도 이들 외지 투기세력이 지역 주택 시장의 가격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관할시도외' 즉 외지인에 의한 대전의 아파트 매매는 2015년(4251건), 2016년(5864건), 2017년(5097건)으로 3년 동안 1만 5212건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8년 5860건, 2019년 5982건, 2020년 6499건 등 모두 1만 8341건으로 늘었다. 현 정부 출범 전후 3년을 비교하면 대전 아파트 외지인 매입 건수 증가 폭이 20.57%로 크게 불어난 것이다. 타 지역 투기자본이 대전 아파트 시장에 대거 몰리면서 집값이 단기간 급등했다는 얘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3.3㎡당 1200만 원에 분양한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의 경우 84㎡(전용면적)가 최근 11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4억 원 안팎에 분양해 3년 만에 3배 정도 가격이 올랐고 시세차익만 8억 원에 달한다. 주변 아파트 시세에 따른 가격 형성도 있겠지만 대전 아파트 시장 전반에 걸친 투기자본 유입도 의심할 만하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투기세력의 영향으로 집값에 거품이 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몫이 된다는 것이다. 외지 투기자본의 주택 거래는 주거가 아닌 투자목적으로 매도 전략이 분명하다. 따라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정 기간 시세차익이 실현될 경우 아파트를 처분하고 삽시간 해당 지역을 빠져나가기 일쑤다. 이러면 해당 부동산에 거품이 커지고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다. 매매 가격이 급등하면 전세 값과 월세도 연쇄적으로 치솟게 마련이다. 임대차 3법 등의 영향으로 매물도 사라진 요즘 가격 부담까지 더해져 전세난이 심화되는 배경이다. 만약에 가격 거품이 꺼지는 하락 조정 국면에 직면할 경우 그간의 가격 부담이 실수요자의 막대한 손실로 옮겨질 여지가 충분하다.

무주택 서민에게 필요한 집은 '살(buy) 집이 아니고 살(live) 집'일 것이다. 또한 결혼과 동시에 셋방살이로 시작해 차근차근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겠다는 희망 안에 아파트라는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시세차익만을 염두에 둔 투기세력의 아파트 거래는 시장을 가열시키고 가격 부담을 실수요자에게 전가시켜 결국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아파트를 부적절한 재테크 수단으로 악용하는 외지 투기세력에 의한 지역 부동산 시장의 교란을 빠르게 차단시켜야 하는 이유다.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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