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행정수도 이전 호재 시장 '선반영'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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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지역 집값이 또렷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확정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세종 부동산 시장은 침잠을 거듭하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1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5월 셋째주(-0.10%)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세 차례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추세적으로 5개월째 하락 기조가 완연하다.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매매가가 마이너스 행진하는 지역은 세종이 유일하다.

세종은 지난해 7월 정치권에서 `행정수도 완성론`이 제기되며 집값에 불이 붙어 부동산원 월간 통계로 8월 7.80%, 9월 6.90% 치솟았다. 연간 상승률은 44.97%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폭등했다. 이런 널뛰기 장은 올 들어서도 1월(3.15%), 2월(1.84%), 3월(1.21%)까지 유지되다가 4월(0.71%)부터 한풀 꺾이기 시작해 8월(-0.12%)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를 두고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기반한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지난해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단기간 아파트값 급상승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된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 세종자이e편한세상(새나루마을1단지) 1200가구 등 모두 6000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가 본격적인 입주에 들어가면서 매수심리를 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조치원읍·연기면 등 원도심에 2만 6000가구 추가 공급 대책이 마련돼 있어서 매매보다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작용하고 있다.

주춤하는 세종 집값은 실거래가격으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다정동 가온마을4단지 84.9㎡(전용면적) 한 채가 이달초 8억 5000만원(14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 최고가 11억 2000만원(19층)과 비교하면 2억 7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종촌동 가재마을5단지 84㎡ 아파트는 이달 6억 9000만원(15층)에 매매돼 지난해 11월 최고가 8억 3800만원(23층)보다 1억 4800만원 하락했다. 새롬동 새뜸마을1단지의 매매가 낙폭은 더 크다. 올 2월 9억 3000만원(25층)에 거래된 84㎡ 아파트가 9월말엔 3억 1400만원 떨어진 6억 1600만원(12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세종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었고 최근 계속된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쌓여 집값이 하락세를 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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