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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대선 경선의 맛

2021-10-14 기사
편집 2021-10-13 17:47:12
 라병배 기자
 cuada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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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게임의 규칙 같은 듯 달라
드라마 못잖은 흥행 거뒀지만
'대장동' 탓 정책·공약 가려져

첨부사진1라병배 논설위원
대선 경선 드라마 민주당 편이 지난 10일 종영했다. 승자는 경선 레이스 내내 누적 득표율에서 1위를 질주해온 이재명 지사다. 옆 채널에선 국민의힘 편이 한창 방영중이다. 지난 8일 2차 컷오프 결과, 4명이 생존했고 이튿날부터 본경선 지방순회 토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종 승자는 종영예정일인 다음 달 5일 판가름 난다. 그 때 1위 후보가 본선 링에 먼저 오른 민주당 후보와 차기 대권을 겨루는 매치업을 완성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공히 전국 시·도 권역을 일순하며 후보들이 방송 토론에서 붙고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등 외양과 패턴은 비슷하다.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민주당 편과 국민의힘 편 경선 드라마 맛의 차이다. 이 맛의 차별화는 드라마 구성의 핵심적 요소의 하나로 간주된다. 경선 흥행성과 연동되는 한편, 주목도가 올라가는 만큼 후보와 소속 정당에 대한 지지율 확장성을 수반하기도 한다.

유심히 살펴보면 양당 경선은 구조적으로 대비되는 구석이 적지 않다. 경설 룰에 대한 설계를 달리하고 있는 까닭에 양당 경선 드라마의 맛이 같은 듯 다른 것을 말한다. 민주당 경선 룰의 경우 누적 득표율(수) 공개가 핵심이다. 경선 레이스를 펼치면서 각 후보들 지지율이 공개되면 각자 지역 순회 구간을 뛰는 가운데 자신의 현재 등위가 확인된다. 이게 장단점이 있을 수 있으나 냉정히 보면 각 후보에게 이만한 자극제가 없다. 1위 주자는 선두를 달리는 맛이 느끼게 되고 추격자는 앞 순위자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이를 지켜보는 지지자들로선 몰입도가 덩달아 고조됨은 물론이다.

국민의힘 경선 룰은 결이 다르다. 일단 각 후보별 득표율(수)가 발표되지 않는다. 등위를 공개하는 것에 그칠 뿐 앞뒤 후보간 지지율 포인트 차이를 알 수 없다. 2차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4명 순위도 지난 8일 기준이다. 민주당과 비교하면 일종의 블라인드 경선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경선 룰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일면이다. 국민의힘 룰은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경선 단계별 비율을 달리해 합산함으로써 각 후보 순위가 정해진다. 정당 경선에 여론조사 방식이 혼합되면서 선거법 규정상 그 데이터는 공개 불능이다. 등수는 나오되 개별 후보 득표율이나 등위간 득표율 격차를 알 수 없도록 반잠금 장치가 걸려 있는 것이다.

양당 경선 룰이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되는 압박 강도 측면도 눈여겨볼 만한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방식은 과정의 개방성을 중시하는 관계로 초반에 쳐지면 만회하기가 녹록지 않다. 1강 주자의 지지세가 공고할수록 대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경선 레이스에서 증명됐다. 그런 고래 등 싸움 도중에 중도 탈락자 2명이 나왔다. 경선 정글에서의 퇴장 장면을 통해 승부 세계의 냉혹함을 알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본경선 후보 사퇴자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 4강 진입은 특별한 변고가 없는 한 경선 완주를 뜻한다고 보면 맞다. 2차 경선에서 받아 쥔 등수는 있지만 최종 본경선에서의 당심과 여론 변동 폭에 따라 누가 1위 골인의 주인공으로 등극할지 예측불허다. 이 점이 국민 관전자 입장에선 갑갑해 보일 수도 있다. 4명 후보의 영역별 편차가 공유되질 않은 데 따른 어색한 원근감일지 모른다.

경선 드라마 방영 시차에도 불구, 민주당은 선방했고 경선 플레이오프에 돌입한 국민의힘도 이를테면 민주당 경선 기저효과 덕을 보고 있다. 더구나 '대장동 비리 의혹'이라는 궁극의 소재가 돌출돼 내년 3월 대선 본편의 박진감을 증폭시킨다. 이쯤 되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법칙을 베이스로 깐 대선 경선의 맛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경선 맛은 그렇다 쳐도 이는 유권자 입장에서 행인지 불운인지. 라병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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