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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주택시장 투기세력 먹잇감 전락

2021-10-12 기사
편집 2021-10-12 18:16:59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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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3년새 외지인 매입건수 20% 늘어
아파트 평균매매가 4억원대 진입…거품 우려 증폭

첨부사진1[그래픽=대전일보DB]

대전 집값이 상승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과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온 대전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셈법 아래 전국구 투기세력들이 몰려들어 집값을 띄운 후폭풍이라고 지역 부동산 업계는 진단한다. 애먼 대전시민들은 급등한 가격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받치고 있다. 실수요자의 추격매수와 투기수요가 혼재한 시장에 앞으로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더해져 여전히 견고한 불장을 구축하고 있지만 가격거품이 꺼지는 하락조정 국면의 막대한 충격파 역시 고스란히 대전시민들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이미 지난해 연간 변동폭을 뛰어넘었다. 12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9월까지 누적으로 15.49% 치솟았다. 대전 아파트 매매가는 올 2월(2.09%), 3월(2.01%), 8월(2.07%) 각각 2%를 웃도는 무서운 상승세에 올라타며 2020년 연간 상승률 13.40%를 불과 9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6월(3억 677만원) 3억원대에 오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붕을 뚫고 4억원대(4억 667만원)에 진입했다. 수도권으로 묶이는 인천 포함 6대광역시 평균매매가 3억 8969만원을 상회한다.

대전 주택시장을 유례없는 폭등장으로 몰아넣은 주범으로 집을 싼 값에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전세를 놓거나 되파는 투기세력이 지목된다. 만연한 공급 부족은 상수다. 가격을 띄워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내빼는 투기꾼들의 치고 빠지기 수법에 시장이 속절없이 요동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정권이 들어선 그 해부터 부산과 대구를 시작으로 서울 등지에서 갭투자 하겠다는 외지인들이 대전으로 대거 몰려왔다"며 "대전 집값이 서울·수도권이나 여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으니 소액투자로 차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세력의 대전 침투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관할시도외' 즉 외지인에 의한 아파트 매매거래는 2015년(4251건), 2016년(5864건), 2017년(5097건)으로 3년 동안 1만 5212건이었다. 하지만 현 정권 출범 직후인 2018년 5860건, 2019년 5982건, 2020년 6499건 등 모두 1만 8341건으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 3년을 비교하면 대전 아파트 외지인 매입건수 증가폭이 20.57%로 크게 불어난 것이다.

투기심리를 자극한 건 정부정책이다. 현 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보다 정권 초기부터 다주택자 및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을 쏟아내 서울수도권 집값이 급등했고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이라는 추가 규제 카드를 내놓는다. 이에 전국 투자·투기 수요가 규제를 피한 지방 광역시로 눈을 돌리면서 집값은 낮고 상승 여력이 풍부한 대전·대구·광주 이른바 '대대광'으로 여유자금이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전형적인 풍선효과다. 대전 아파트 매매가 연간 상승률은 2016년 0.56%에서 이듬해 1.13%로 대폭 상승 전환한 뒤 2018년 2.30%, 2019년 6.37%, 2020년 13.40%로 폭등을 거듭했지만 정부는 지난해 6월에서야 뒤늦게 대전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정책적 실기(失機)를 범했다. 업계에서는 투기꾼들이 집값을 올려 재미를 보고 상당수 빠지기까지 정부가 대전 부동산 시장을 사실상 방치한 것이라고 혹평한다.

부동산 투기는 강도만 다를 뿐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84㎡(전용면적) 한 채가 최근 11억 5000만원에 매매됐다. 2018년 분양 당시 평균분양가는 1200만원 선으로 채 4억원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입주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10억 5000만원에 손바뀜한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초 10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져 뜨악했는데 7개월 만에 웃돈이 1억이나 붙었다는 점에서 투기로 의심해볼 여지가 많다"며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한 마당에 한 두건 거래로 신고가가 나오면 호가가 덩달아 오르고 결국 전체 시세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투기꾼들이 노리는 게 바로 이런 구조"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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