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국인 환자 85.6% 감소…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로 대전시 의료관광 사업도 휘청거리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대전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가 역대급 감소 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가 간 이동 제한의 영향으로 인한 외국인 환자 감소가 전국 공통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낙폭이 확연한 실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0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 의료기관을 다녀간 외국인 환자(실 환자 기준, 중복 내원 횟수 제외)는 전년 대비 85.6% 감소한 13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감소 폭이다.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서울의 경우 79.2%(2019년 32만 284명→2020년 6만 6507명), 경기도는 66.6%(5만 3413명→1만 7832명)가 줄어 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대전과 대구 83.1%(3만 1183명→5290명), 광주 81.2%(5476명→1030명) 등 세 곳은 감소율이 80%대를 넘은 것으로 조사돼 주목됐다.

그동안 대전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과 비교해보면, 169명을 기록한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도 적었던 충남(1522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2010년 이후 충남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적게는 1367명(2011년)에서 많게는 3746명(2019년) 정도로, 대전에 최고 1만 897명(2016년)의 외국인 환자가 찾은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때문에 2019년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 가운데 7위 였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지난해 충남보다 1단계 아래인 10위로 내려 앉았다.

국적별로는 2019년 2242명의 중국인 환자가 대전을 찾았지만 지난해 208명으로 무려 90.7%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인 환자는 같은 기간 623명에서 40명으로 93.6% 감소했으며 러시아 80.3%(542명→107명), 베트남 86.4%(698명→95명), 태국 86.5%(490명→66명) 등 감소율을 보였다.

대전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진 점을 감안, 포스트 코로나 및 디지털 시대 대응을 위한 비대면 의료서비스 개발 등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에는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 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코로나19로 직접 올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다 보니 지난해 유치 실적이 많이 줄어 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관광을 접목시켜 의료 관광을 추진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쪽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것"이라며 "기존 사업 방식에 비대면 플랫폼 운영 등을 더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지난 5월 해외 직접 마케팅 및 외국인 입국 진료의 어려움 해소 등을 위한 외국인 환자유치 전략 개편 개획을 발표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모바일 앱에서도 접근 가능한 비대면 의료서비스 플랫폼 구축, 외국인 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진료가이드 앱(영어) 개발 등이다. 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