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생전에 금고가 있을 정도로 투자의 귀재이자 가계부를 작성한 부자였다. 주당인 그는 알코올의 약리작용(Early morning awakening)으로 해가 뜨면서 일어나 주로 Corona 타이프라이터(배우 탐 행커스도 수집) 앞에 서서 글을 썼다. 뻥이 심해 사회적 페르소나(Persona, 位格)의 강화에도 집착했다.
그를 만나러 캐리비아의 냄새가 물씬한 미국 최남단에 1997년 8월 24일, 플로리다 Lake City에서 Ket West까지 동부 No. 1 High way를 타고 634마일을 달렸다. 아침 10시 5분 출발해 저녁 11시 15분에 섬들의 42개의 징검다리, 7 Mile Bridge(11㎞)를 지나 도착했다. 가는 동안 산호초의 바다색에 정신이 혼미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쭉 뻗은 도로의 로드 트립의 명소 이곳은 마이애미 남쪽 200㎞, 동부 대륙의 땅 끝(Southernmost point), 90 miles to Cuba이며 콘치 공화국(The Conch Republic)으로 여기엔 대형소라인 콩크(Conch) 튀김도 판다.
이곳에 천경자 화백도 그린 스페인 풍 헤밍웨이 하우스가 있는데, 파리에서 만난 4살 연상의 두 번째 부인 폴린의 부자 삼촌이 이 집을 신혼 선물로 주었다. 여기엔 발가락이 6개(다지증)인 Hemingway cats들이 우굴 거린다. 뒤뜰 화장실 근처에는 고양이들의 공동묘지가 있다. 그리고 박물관 2층을 구경하고 1층으로 내려오는 데 침실 장롱 위 내 눈에 띄는 작품 하나! 고양이 형상의 도자기가 있었다. 안내인에게 물었다. 저것은 누구의 작품이요? 했더니 나보고 전공이 무엇이냐고 묻고 치과라 했더니, 오호! 하더니 피카소의 작품이란다. 그리곤 이런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단다. 그가 특파원 자격으로 파리에 체류, 피카소를 알게 된 게 인연이었던 것이다. 그는 추운 겨울엔 이곳에서, 여름엔 서늘한 아이다호로 갔다.
그를 만나고 나면 멀지 않은 곳에 그의 단골집 슬로피 조스 바(Sloppy Joe`s Bar)에 들어가 더위를 식혀라. 이곳도 쿠바처럼 해가 져야 살맛이 난다. 청새치가 걸려 있는 이곳엔 그의 팬들로 북적인다. 색다른 흥을 맡고나면 슬슬 몸을 일으켜 일몰의 명소인 멀로리 스퀘어로 가라. 가서 온 몸으로 살아온 나날들에 감사하며 환상적인 붉은 석양을 맞이하라. 뜨겁고 타는 석양에 자신을 정화하라. 그래서 키웨스트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먼 곳이다. 그리고 멕시코 만, 산타모니카, 뉴포트 비치, 타지마할, 그랜드 캐년, 앙코르 와트, 발리, 하와이, 바르셀로나, 마터호른, 산토리니, 두브로브니크의 일몰은 추억으로, 타히티의 보라보라, 아말피, 몰디브, 사하라, 세링케티... 는 나의 Bucket lists다.
그리고 세방마을, 대부도, 꽃지해수욕장, 석모도, 오이도, 채석강, 백수 해안도로, 무창포, 다대포, 송계마을, 마량포구로 떠나라 멋진 일몰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특히 열정적인 당신에게는!
송선헌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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